버려진 자들의 생존을 위한 발걸음
카므 2026/04/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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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고화질세트] 마녀와 기사는 살아남는다 (총...
- 신카와 곤베에
- 9,450원 (
470) - 2026-04-03
: 180
개인적으로 취향이 맞아 5점을 주긴 했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3점 근처의 혹은 그 이하의 작품이다.
영주의 아들 아그레디오스가 사냥을 나가 돌아온 사이,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숨이 끊어져 있었고, 이 상황을 만든 것이 마녀의 짓이라 오해하고 마녀를 쫓아 사냥하고 추궁하지만, 모든 것은 자신의 오해였고, 마녀는 오히려 자신을 도와주기 까지 한다. 슬픔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내쫓겨진 자들이 모여들고 거대해진 짐승들과 사투를 벌이고, 정치구도의 한복판에서 중심이 되어 생존하는 이야기.
...만화는 좀 여러모로 오묘하다. 일단 퀄리티만큼은 대단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액션신인데,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거대한 곤충이나 괴물 소인 타우로스 등을 사냥하고, 대인전에서 기민한 동작들을 연속으로 그려내는 장면은 역동적이고 뛰어나다.
작화도 퀄리티가 좋고 컷 배분이나 구도 등도 좋다. 특히 침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개그와 살아가려는 의지의 모습으로 긍정적으로 자극하며, 생존자들의 활기를 불어 넣으며 '살아 나간다' 라는 테마를 유지 해 나간다. 버려진 자, 내쫓긴 자, 차별 당하는 자, 이용 당하는 자 등등 살아남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업무를 분담하며 형태를 띄는 것이 인상적이다.
검은 긴 머리카락과 압도적인 위압감을 보이는 큰 체구의 글래머지만 하는 행동은 약간 어수룩하고 맹하고 둔하며 귀여운 모습을 자주 보이고 유능한 마녀와, 조금 흐리멍텅하고 못 미덥지만 영주의 아들과 기사로서 주민을 향한 챡임감과 사명감을 보이며 전투에서 뛰어난 모습과 용기를 보이는 주인공 아그래디오스와 그런 오빠를 야무지게 보조하는 여동생, 그리고 모여드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개성적이며 존재감을 내보이고 집단의 형태와 균형을 맞추는 것도 인상적이다.
단순하지 않은 배경 설정과 전투에 사용하는 도구나 지형, 마법의 원리, 전략 등도 준수하고 납득할 만한 형태를 띄며, 마녀의 마법이 부패나 발효,미생물 같은 지금은 이해하지만 과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들을 사용하며, 시대와 세계의 배경의 차이를 통해 마녀라는 캐릭터와 마법, 힘의 신비로움을 표현한다.
이런 장점들을 지녔음에도 만화는 안타깝게도 3권 완결이라는 빠른 연재 종료의 형태를 띄게 되었는데, 이유는 이 만화가
구차한 설명을 잘 안 한다.
예를 들어 베르세르크에서 가츠에게 낙인이 있는 이유나 그리피스를 쫓는 이유나, 매의 기사단의 에피소드나 캐스커나 그리피스나 주변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나 과거사 등을 적당히 생략하거나 아예 설명을 안 한다면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만화는 온갖 여러가지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를 적절히 설명하는 단계를 거치질 못 하고 있다. 그래서 마녀의 마법은 대충 발효나 부패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심증으로 추측하는 것 뿐이고, 이걸 이용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가공하지만 과정이나 기술이나 원리, 이해는 대충 넘어가고, 주인공이나 동생이나 처리반이나 주교 등이 사용하는 마법이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쓰고 누구는 쓰고 누구는 쓸 수 없는지, 마법에 대한 세계관 설정은 배경은 역사와 현재 모습은 전혀 알려주지 않으며, 동물에 씌인자는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취급을 당하며 차별이나 생존의 이야기도 풀지 못 하고, 등장하는 거대 괴물들은 어떻게 생겨나고 활동하고 인류가 어떻게 적응했거나 기록이나 대처법이나 뭐 그런 자잘한 이야기도 전혀 없고 당장의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만 다룬다. 그러다가 완결인 3권에 이르면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설정을 풀어야 해서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이게 갑자기 정보량이 늘어나니 또 적응하기가 난해해진다.
설명이 너무 부족한 탓에 이야기 진도는 빠르게 끌어 낼 수 있지만, 보고 있는 입장에선 그 완급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정말 이 작가가 조금만 더 설정이나 설명을 적절히 잘 풀어내기만 했어도 좋았을텐데, 너무 없거나 너무 많거나 둘 중 하나 밖에 못 해 그 중간이 없다.
그래서 상당히 아까우면서도 동시에 큰 기대는 안 드는데, 캐릭터나 액션신은 좋아서 더 보고 싶지만, 반면 이야기는 제대로 풀어내질 못 하니 그 다음 내용이 별로 궁금하지는 않다. 작품의 테마인 생존의 분위기는 잘 유지하여 만화가가 생각이 없거나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 만화를 보고 있을 독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느낄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이 단점이다. 일본쪽 출판사가 카도카와인걸 보면 이 독자와 작가 사이 중간다리를 책임질 편집자가 제대로 일을 안 한듯해 보이긴 하지만....
작가에게는 실력이 있어 가능성이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적절한 이야기의 완급 능력과 독자의 시선에서 궁금해 하거나 흥미를 보이는 부분을 캐치하는 경험이 부족하여 작가 혼자 독주하는 형태를 보이고 말았다. 경험을 좀 더 쌓는다면 괜찮을듯 싶지만, 그 이전에 작가의 능력을 잘 살려주는 출판사와 편집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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