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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고화질세트] 홀리랜드 (총18권/완결)
- 모리 코지
- 50,400원 (
2,520) - 2015-10-15
: 270
왕따와 괴롭힘을 당해 등교거부를 하던 주인공 카미시로 유우. 우연한 계기로 복싱을 독학하게 되고, 오로지 주먹을 뻗는 것만 하루에도 수천번 연습하여 자신도 모르게 무기를 갖게 된다. 유약해 보이는 유우를 노리는 불량배들과의 마찰에서 자신도 모르게 뻗은 주먹이 상대를 제압하게 되면서, 힘을 추구하는 자들이 유우 주변에 몰려들게 된다.
왕따를 당하던 소년이 사실은 재능러였다 라는 건 먹히기 쉬운 소재이지만, 이 만화는 단순히 그런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 흔하게 나왔던 왕따나 약해 보이는 소년이 격투기나 스포츠를 함으로서 변화하는 격투나 스포츠물들이 대부분 스포츠를 배우는 시점에서 과거와는 결별하는 형태를 띈다. 왕따를 당했으면 왕따를 당하지 않게 되고, 약해서 이용당했으면 더이상 이용당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 만화는 다르다. 주인공 카미시로 유우는 지속적으로 자신이 왕따와 핍박을 받았던 경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 한다.
본래 왕따를 당한 사람이 쉽게 과거를 떨치긴 힘들다. 아무리 힘을 키우고 입지가 달라져도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은 자신을 옭아맨다. 기존의 만화는 주인공이 힘을 가짐으로서 더이상 과거의 문제에 얽매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트라우마를 지닌채 힘을 키우는데만 급급하다면 그 힘은 애먼 곳을 향할 수 있다.
이 만화는 그런 부분까지도 신경써서 표현을 한다. 주인공에게 도전하는 상대들을 물리치며 격투기를 습득하고 강해지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을 안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름으로서 주인공 스스로가 그렇게 혐오하던 가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주인공 카미시로 유우는 왕따를 당하고 가족의 배려를 받으며 집에 틀어 박히지만, 가족의 배려조차 형식에 불과하고 자신이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그러던 중 복싱을 연마하게 되면서 자신도 이유를 모른채 밤거리를 전전하며 여러 사람과 얽히면서 자신을 받아주는 공간, 인간 관계의 의미를 찾는 내용을 그린다.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공간과 인간 관계에 집중하며 왕따나 집단 폭력에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당한 사람이 회복하는 부분을 강조한다. 다만 카미시로 유우를 괴롭히던 폭력과 맞닿아 있는 집단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되는 점은 아이러니, 모순적이기도 해서 쉽게 와닿지는 않는다. 작가가 그리고 싶어한 격투기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뒷골목에 있어야 했기에 주인공이 추구하는 것이나 주변 환경이 그를 지속적으로 폭력에 노출시키게 만든다. 단순히 피해자 소년이 힘을 키운다고 그걸로 끝이 아닌 점은 좋았지만, 주인공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흐름으로서는 그리 원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승리를 할 때마다 점차 주인공이 거리의 중심이 되어가며 주인공의 생각과는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휘말린다. 주인공이 추구하는 방향성, 원하는 것, 세상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이 한 장소에서 충돌할 때마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럴때마다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들을 통해 나아갈 길을 수정하긴 하지만....
만화가가 생각하는 세계가 이미 뒷골목 성향에 가까운지라 내놓은 답이 올바르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드는게 미묘한 부분이다. 뒷골목 싸움의 문제나 위험성이나 경고를 뿌리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이야기가 폭력을 긍정하고 즐기는 형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경고들이 잘 와닿지 않는다.
결말은 나름 균형감 있게 반전을 친 점이 인상적이다. 스포일러가 되기에 자세하게 언급은 못 하지만, 개인적으로 결말이 미적지근하거나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뒷골목을 대표하는 인물은 그만큼 뒷골목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기 마련이라,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장소에서 졸업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그 장소에 안정감을 느끼고 관리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신이치라는 캐릭터가 작품의 분위기를 적당히 조절해 주는데, 사실 이 캐릭터가 주인공이 왕따를 당할 때 같이 있어 줬더라면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왕따와 집단 폭력은 누구 하나가 도와준다고 해결되거나 사라질 일은 아니기도 하기에, 이런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생각 해 볼 내용을 담았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제도와 시스템, 환경이 무관심하다는 표현에 그친다.
격투물로서 주인공이 여러 사람들과 싸워 이겨나가는 점도 흥미롭고, 주인공의 문제나 심리를 풀어 나가며 인간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좋다. 다만 만화가가 격투기에 관한 견해를 풀어놓는 부분은 만화가의 주관이 배어 있기에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건 문제가 있고, 길거리 싸움이기에 벌어지는 문제들은 모방의 위험성도 있어 작품의 내용을 잘 걸러듣고 심하게 몰입하지 않을 자제력이 있는 사람에게나 추천을 한다. 만화의 연령제한이 18세 미만 구독불가는 아니지만 현실적인 배경과 이야기, 전문적으로 격투기 이야기에 빠지는게 아닌 길거리 싸움 방식을 풀어내기에 영향을 쉽게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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