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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혁님의 서재
  • [전자책] [고화질세트] 도로로 (총4권/완결)
  • 데즈카 오사무
  • 12,600원 (630)
  • 2026-02-13
  • : 980
세계를 지배하려는 마음을 가진 아버지에 의해 태어나기도 전에 48개의 신체를 요괴들에게 넘기는 약속을 하여 신체 대부분을 잃고 태어난 햐키마루는 아버지에 의해 버려지고, 햐키마루를 주운 의사에 의해 길러져 잃은 부분을 기계로 대체하고 신체를 되찾기 위해 요괴를 퇴치하는 길을 나서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남긴 업적으로 만화의 신이나 만화의 아버지란 호칭이 붙기는 하지만, 작품 개별적으로는 그가 만든 만화가 재미가 있나? 하는 의문을 떨칠수가 없다


이 도로로도 마찬가지인데, 주인공은 신체를 잃은 햐키마루이지만 책의 제목은 여행 중간에 만난 인물인 도로로의 인물을 쓴다.

이유는 작가의 다른 만화인 아야코와 마찬가지인데 이야기를 진행하는 주체는 다른 사람이지만 이야기의 결말을 이루는 인물이 도로로,아야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만화나 아야코나 둘 다 의도대로 되진 못 했는데, 미즈키 시게루의 게게게의 기타로와는 달리 도로로는 인기가 없어서 연재 중단이 되었고, 아야코는 어른의 사정이라며 더 연재되지 않았다. 다작을 하는 데즈카 오사무의 성격상 금새 흥미가 떨어진 것도, 다작을 하는 원인 중 하나인 질투심에 기인하여 그저 만화를 쏟아낸 것이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데즈카 오사무를 만화의 신이나 아버지라 생각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데즈카가 만화 내에서 작품의 영역을 침범하는 메타픽션적인 발언을 남발하며, 시대상에 맞지도 않는 영어나 단어도 남발하여 작품의 몰입을 해치는 것을 반복하기에 만화를 진지하게 읽기가 힘든 점에서 높게 평가하기가 힘들다.

그 시대 다른 작가들도 메타발언을 하기는 하지만, 데즈카의 경우는 그 정도가 다르다. 필요도 없는 곳에서도 메타 발언을 남발하기 때문이다.

작품도 다작을 하다 보니 자가복제 경향이 빈번한데, 데즈카의 만화에서 주로 보여지는 부모에 의해 시련을 겪는 패턴을 남발하는 경향이 심하다. 이는 고전적인 스토리 작법 형태 중 하나이긴 하지만, 데즈카는 항상 새로운 소재를 갈구하며 신선한 걸 추구하는 반면, 소재를 요리하는 요리법이 변화하지 않기에 결국 비슷한 결과물 밖에 내놓지 못 한다.


도로로의 이야기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데 이 만화에서 보여지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다루는 이야기는 매우 얕고 깊이가 없다. 그저 비참함만을 강조 할 뿐 세계와 배경을 이루는 내용물이 빈곤하다.

주인공인 햐키마루를 제물로 바치고도 그의 아버지는 세상을 지배하지도 못 했고, 둘째 아들에겐 멀쩡하게 부성애를 표현하고 있는 등 그가 가진 인물상이 매우 빈약하다. 냉혈하기 짝이 없어 둘째 아들도 제물로 바쳐 인간성을 잃게 만들어 혈육간의 싸움을 더욱 비정하게 묘사하려 하지도 않고 어설픔만 남긴다. 햐키마루의 어머니 또한 햐키마루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 햐키마루와 재회한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다시 만난 햐키마루에게 뭘 해주고 싶은지 등 인물이 가진 심리를 제대로 드러내질 못 한다.

피해자인 일반인들은 도움을 받고 나서 언제 도움을 받았냐는 식으로 햐키마루를 괴물이라 몰아세우며 매도하는데,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를 바꾸는 존재를 독자가 호의적으로 받아 들일리가 없다. 기타로가 이런 인간도 저런 인간도 있습니다를 보여주는 반면 도로로에서는 그저 이런 인간들 밖에 보여주지 못 한다. 이래 놓고 피해자들이 자유를 찾고 행복해지기 위한 싸움을 그려 봐야 얼마나 공감하고 응원 할 수 있겠는가.

요괴 역시 햐키마루가 잃어버린 신체와 연관성도 없고, 작중 별 존재감도 드러내질 못 한다. 요괴의 정체성과 신비로움, 오싹함, 악행과 그에 따른 피해를 제대로 묘사하지 못 하기에 햐키마루가 이룬 승리의 가치를 드높이질 못 한다. 햐키마루가 요괴를 쓰러트리는 방법 또한 별볼일 없어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할 만한 전투를 보여주지도 못 한다.


게게게의 기타로를 질투하여 퇴마 액션이라는 형식은 가져 왔지만, 정작 본질을 이해하지 못 하고, 심지어 의욕이 떨어졌다는 이유와 순위 하락으로 만화를 엉성하게 마무리 짓고 유기를 해 버린다. 데즈카 만화에서 자주 보여지는 아버지가 아들을 버리는 모습처럼 데즈카 역시 자신이 만든 아이인 만화를 유기하는 것은 어쩌면 그의 내면 심리가 그대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 싶다.


이 만화는 데즈카가 유기한 것 치고는 운이 좋아 애니메이션,소설,연극,영화,게임화가 되기도 하는데 PS2로 발매 된 도로로를 플레이 한 추억이 있어 이 만화를 구매하긴 했지만 차라리 안 보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데즈카의 원작보다 원작을 미디어믹스한게 더 나은 경향은 마치 동인집단이던 클램프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어쩌면 데즈카는 그저 과하게 성공한 동인일 뿐인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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