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과 현실의 괴리
카므 2026/02/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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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고화질] 아톰 더 비기닝 22
- 데즈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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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 2026-01-28
: 670
모토코가 추진하는 로봇당의 정책인 자아를 지닌 로봇의 노동력 도입이라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
정권 탈취를 목표로 움직이는 모토코와 모리야의 속내와는 별개로 자아를 지닌 로봇이 경제를 활성화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복잡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데즈카 오사무가 그린 아톰의 세계와 달리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바라보는 AI는 여러모로 큰 차이가 있다.
로봇이 아닌 AI, 그것도 불완전한 AI만으로도 인류의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이 나타났을 때 인류에게 얼마나 위협이 될 것인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 AI와 로봇은 대기업 공룡기업들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비트코인이 뜨고 그래픽카드 의존도가 높아져 가격이 오르고, 마찬가지로 AI 때문에 램 의존도가 높아지자 가지고 있는 물량을 쥐고, 시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접근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너무 높다.
상황이 이렇듯이 로봇은 돈이 있는 기업 위주로 우선시 될 것이고,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여 일자리를 빼앗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로봇이 자아를 지녔는지 안 지녔는지는 인간이 만든 물건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시점에서 의미가 없다. 물건 또는 현대판 노예 시스템이 될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느슨하고 자애로워도 로봇에게 자유와 독립을 인정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건 어디까지나 로봇이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 상상의 잔여물에 불과 할 뿐이다. 일개 개인이 로봇의 자유를 인정하여 놓아 주어도, 사회라는 시스템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설령 최대한 권리를 보장하더라도 누군가를 섬길 자유로 한정 될 뿐 로봇 그 자체의 권리를 인정하진 않을 것이다. 하나의 로봇이 자유로워지면 다른 로봇 또한 자유로워져야 할 테니 애초에 자유를 주지 않거나 처음부터 자유를 줘야 할 일인데, 그게 그렇게 잘 돌아갈리가 없다.
따라서 지금의 시대에 로봇의 미래를 보자면 매트릭스 세계관이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같은 창작물의 세계관에 더 근접 할 것이다. 아동용 만화로서 나이브하기 짝이 없는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으로서는 현 시대의 방향성을 담기엔 너무 부족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이 만화에서 어른은 단순하고 바보같기 짝이 없고, 근거없는 희망을 노래한다. 로로리크스때는 극장의 이돌라를 언급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것을 경계하던 히로시가 아내인 모토코에게는 비판 능력을 잃어 버린다. 정권의 실책을 덮기 위힌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이유로 AI 개발이 중단 된 비논리적인 구조로 인해 이 만화는 설득력을 잃는다. 일본 외 국가는 어떤지, 일본이 AI개발을 포기함으로서 어떻게 뒤쳐지는지를 설명하지 않은채 정부 주도로 자아를 가진 로봇을 만들어 내려 한다는 걸로 정리한다. 종종 일본을 갈라파고스에 비유하고는 하는데 이 만화는 그런 갈라파고스적인 세계관의 극에 달해 있다. 다른 세계를 그리지 못 하는건 일단 제쳐두고 정부가 자아를 지닌 로봇을 만든다는건 다른 말로 정부가 세금을 낼 생산 노동 인구를 만들겠다는 건데, 그게 잘 풀릴리가 없다.
물론 당연히 한번은 고꾸라지겠지만, 그 과정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현실을 반영 할 것인지 데즈카 오사무의 세계관을 반영할지가 문제다. 메르헨스럽기 짝이 없는 데즈카 오사무의 세계관을 반영한다면 영원히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고 겉돌기만 할 것이다.
물론 이 만화가 처음 연재 할 때쯤에는 지금처럼 AI가 강력하지 않았으니 노선을 갑자기 바꾸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는 방향과 맞지 않는 외진 숲길을 혼자 달려봐야 외면 받을 뿐이다. 설령 이 만화의 이야기가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입장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결국 갈라파고스적으로 일본 내에서의 이야기일 뿐 세계적인 흐름을 담지 못 한다면 일본이든 만화의 내용이든 고립될 뿐이다. 애초에 로봇당이 추진하려는 AI관리법을 폐지한다는 것은 기껏해야 로컬법 아니겠는가. 세계가 이를 따라야 할 이유는 없으니 다른 나라는 긴 시간 동안 독자적으로 AI가 발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만화가 여전히 일본 외의 국가가 AI개발에 뒤떨어진 모습을 그린다면 어떨까? 전혀 공감되지 않을 것이다.
현실과 픽션의 지나친 괴리감, 로봇이 시민권을 지닌다는 현실성이 희박한 전개, 노동 인구가 된 로봇이 가져 올 문제 등을 제대로 그리기엔 문제가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다.
이 만화가 17권까지는 공감하기 쉬웠던 것은 AI의 태동기였기에 몰입할 수 있었지만, 억지 전개로 인해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는 걸 포기하고 다시 억지로 붙여내려 하니 공감하기가 힘들어진다.
계속 보기는 하겠지만, 데즈카 오사무의 망령에서 벗어나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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