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다죽은여자들 #경향신문여성서사아카이브플랫 #동녘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24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에게 살해된 여성은 최소 181명이다.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이들까지 합하면 650명으로, 13시간 30분에 한 명 꼴로 생명을 잃거나 잃을 위기에 처하는 셈이다.p.5
“말을 듣지 않아서”, “나를 무시해서”, “다른 남자와 연락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서’ 라는 이유로 여성들은 친밀한 남성 파트너로부터 목숨을 잃거나 위협 당했다. 매일 하루에 한 명 씩 여성이 죽어나가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경찰에 11번이나 신고했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교제 관계 중 계속된 폭행으로 가족까지 피해를 입을까봐 신고하지 못하고, 성적 노동 착취와 금전 갈취 등을 당했고 친밀한 이의 손에 죽음에 이른다. 언론에 보도되고 흘려들었던 사건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따라 읽으면서 숨이 막혀온다.
우리나라의 치안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하던데 교제폭력에관한 아직 미개한 수준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아.직.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고, 피해자여도 고개숙이게 만드는 이 사회 구조적인 인식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이를 뿌리깊은 ‘가부장적 연애 각본’으로 남성이 리드하고 여성은 따르는 것,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친해 보일 때 질투하는 것, 상대방의 팔목이나 몸을 ‘박력있게’ 잡아끄는 것, 처음 성관계를 한 사람과 결혼까지 가는 것, 오랜 첫사랑……이런 것들이 성공적이고 좋은 연애인것처럼 받아들여져서 라고 말한다. 이 각본을 토대로 교제폭력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 교제폭력의 근원이다.
친밀한 사이에 행해지는 폭력의 무서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커서 그 참혹함, 가족 내 폭력으로 느꼈던 양가적인 감정들이 올라왔지만 책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피해자 가족들의 상황, 그리고 가해자의 목소리까지 담담하게 들려주고, 수사 및 재판 과정의 문제점과 법과 정책의 개선 방향을 전한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지금은 조력자의 삶을 살아가며 여성들에게 연대의 힘을 보태고 삶을 살아가는 이의 목소리는 내게 큰 울림을 준다. 우리 이렇게 죽지 않는다, 더 든든하게 함께 살아낼 것이라고.
“피해의 본질은 나의, 피해자의 선택이 아니라 가해자의 의도에 있어요. 가해자가 나를 해하겠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았으면 그런 일은 없었겠죠. 그 의도는 제가 아니라 온전히 가해자의 것이고요.”p.164
얼마나 많은 죽음이 쌓여야 교제폭력을 법 테두리 안에 들여올 수 있을까.p.205
*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kida_library
@dongnyokpub
#교제폭력 #안전이별 #책 #책추천 #hongeunk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