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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m3421님의 서재
  • 바람의 소리가 들려
  • 김도식
  • 15,120원 (10%840)
  • 2025-03-31
  • : 2,025

“어서 서두르시오. 마을에 남아 있으면 모조리 폭도로 간주하겠소.”

그날 밤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나는 소리는

탕! 탕! 탕! 타타타탕! 귀를 찢을 듯한 총소리와

마을 주민들의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소리,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은 채 꼬구라지는 새댁,

노인도 어른도 여자도 아이도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하나둘 스러져갔다.


청소년 소설 <바람의 소리가 들려>는 제주 스토리전 공모전 수상작으로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당시 제주에 살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를 그때로 소환한다. 당시의 아픔과 상실,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가해이자 피해자가 된 이들의 고뇌 또한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


제주에서 제일 가는 지주 현치호의 아들인 수혁, 독립 운동을 하러 간 아버지 대신 생계를 꾸리는 엄마와 가난하게 사는 준규, 같은 마을에 사는 어여쁜 옥희는 어릴 적부터 셋이 함께 어울리며 제주의 바다를 보며 서로의 꿈을 나눈 사이다. 군인이 된 수혁과 토벌대를 피해 산속으로 피신한 준규, 그리고 이들의 첫사랑인 옥희는 참혹한 역사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되는데…


제주 4·3은 해방 후 1947년부터 1954년에 이르기까지 극렬한 이념의 대립 속에서 제주도의 수많은 양민이 무참히 학살당한 사건으로 당시 제주 도민의 수는 29만 명, 피해자는 약 3만 명으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큰 인명 피해로 기록되어 있다. 아직도 제주에는 4월 3일이 되면 동백꽃 배지를 달고 다는 도민들을 만날 수 있고, 친인척 가운데 희생자가 없는 집이 드물며 제삿날이 같은 집이 많다고 한다.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싸움으로 희생당한 제주도민들의 아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과연 완전한 해결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그렇지 못하지 않은가. 아직도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제주 4.3사건을 더 알고 기억하고 애도함으로써 참혹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일 터. <슬픔의 방문>장일호 작가는 “상처받는 마음을 돌보는 슬픔의 상상력에 기대어 나의 마음에 타인의 자리를 만들곤 했다. 살아가는 일이 살아남는 일이 되는 세상에서 기꺼이 슬픔과 나란히 앉는다”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슬픔과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련다. 우리는 모두 그래야 하기에.


*제주4.3을 청소년문학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mydear_b 마디디어북스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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