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로 탄생한 무민은 2025년이면 80년이 된다. 어린이 동화책의 고전이라 불리는 무민 시리즈를 원작에 바탕을 두어 각색한 무민 골짜기 시리즈의 아홉 번째 이야기 <무민 골짜기와 무민의 첫 겨울>을 만나봤다.
매년 11월부터 4월이면 겨울잠을 자는 무민 가족. 겨울 잠을 자던 어느 날 무민은 햇살에 그만 눈이 반짝 떠지고 난생 처음 겨울을 만나게 된다. 엄마 아빠는 모두 겨울잠에서 깨지 않고 혼자서 처음 만나는 겨울은 낯설고 춥기만 한데...
무민이 좋아했던 푸르른 나무는 사라지고 눈 덮인 하얀 세상이다. 마치 다른 세계로 여행을 온 듯 신기한 가운데 겨울잠을 자지 않는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나면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도록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맛있는 잼 창고를 개방하여 함께 음식을 나누고 사라진 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우정’이 싹튼다. 어쩌면 북방의 핀란드라는 추운 겨울 나라에선 추위를 피해 온 손님을 이렇게 대접했겠구나 하고 헤아려본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피하도록 대문을 열고 몸을 녹일 달콤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마음의 온기를 더했을 것이다. 그림책으로 만난 무민 역시 그러하고.
생생한 캐릭터들과 다양한 사건들로 깜짝 놀라게도 하지만 어느새 다시 겨울잠을 자는 무민을 보며 낙천적인 성격이 참 부러웠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처음 만나고도 결국엔 겨울도 참 좋아하게 되는 그 마음이 나는 부러웠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그 나름의 ‘좋음’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세상에는 무엇이든 처음이 있고 다름이 꼭 틀리거나 나쁘지만은 않으니까. 동화 세상의 무민을 만나 더욱 따스한 연말이 되었고 자칫 폭력의 시대로 갈 뻔한 시간을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한 오늘이다.
@jakkajungsin 작가정신출판사의 작정단13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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