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cream3421님의 서재
  • 압축 소멸 사회
  • 이관후
  • 16,200원 (10%900)
  • 2024-12-10
  • : 5,075



광복 이래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은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많은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고 분단과 전쟁의 시련도 겪은 나라이다. 그럼에도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성취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다. 악착같이 살아남은 한국은 절대 빈곤국에서 2017년에 실질 구매력으로 1인당 GDP는 4만 달러를 넘겼다.

 

경제 성장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대단히 예외적인 사례로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87년 민주화까지는 한 세대 남짓으로 빠른 속도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2017년 대통령 탄핵까지 민주화된 시민에 걸맞은 나라였다.

 

게다가 한국 문화가 세계 주류로 떠올라 한국말로 된 노래를 전 세계인이 따라 부르고 있고, 영화와 OTT 시장 등도 강세이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은 대단히 발전한 나라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인데 지금의 한국은 어떤가.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 동안 발전의 방향은 치우쳤고 지금 한국은 자살률 1위, 저출산 국가, 기후 악당 등의 이름과 함께 최근 쿠데타까지 일어나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해졌다.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조명하며 ‘소멸’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성공과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발전주의, 성장 이데올로기, 능력주의, 개인주의, 개발주의가 이제는 거꾸로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급격하게 심화된 양극화는 각자도생 시대를 열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을 ‘압축 성장’에서 ‘압축 소멸’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한다.

 

소멸로 이끄는 것 중에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의 부재를 꼽으며 ‘민주주의자로의 품격과 공동체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가진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에 울컥한다. 지금 책임을 가진 정치는 어디로 가고 국민을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고 제 밥그릇만 챙기는 정치인들을 매시간 뉴스로 접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고!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를 이대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꿈꾸어 본다.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안전한 공동체를 위해 연대하고 행동해야함을 <압축 소멸 사회>를 통해 뼈져리게 느낀다.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정치 혐오로는 아무것도 이뤄 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정치가 만연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정치가 없어서 문제입니다. 정치가 아니라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는 정치인과 정당들에게는 박수든 비난이든 보낼 겨를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그 자체입니다.

극단적 투쟁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 진보와 건전한 보수가 경쟁. 협력하는 정치, 포퓰리즘과 팬덤을 넘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정치, 갈등을 드러내고 조정하고 화해하는 정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놓고 숙고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그것만이 소멸을 막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pp.236~237)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사회과학 #정치 #정치비평 #불평등 #저출산 #민주주의 #책 #책친구 #hongeunkyeong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