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는 향긋한 커피와 빵이 삶의 낙인 내게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는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반품 도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당첨된 것. 받아본 책은 완벽한 새 책이었다.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에 슬리퍼를 신고 가벼운 차림으로 갓구운 크라상과 깜빠뉴를 사러 걸어간다. 빵집이 있는 골목에 들어서면 벌써 풍기는 고소한 냄새에 뱃속은 요동을 치고 코는 한껏 벌름거린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닐 패커는 일러스트 판 ‘해리 포터 시리즈’ 중 <해리 포터와 불사조기사단>의 삽화를 그렸다.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삽화로 잘 알려진 저자의 작품은 매우 세밀하고 아름다워 매 페이지를 자세히 보게 한다.
게다가 홍한별 번역가님이다!
“옛날 이 도시엔 이런 빵집이 많았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 빵을 구워 누구보다 맛있는 빵을 누구보다 잘 만드는 사람들이 하는 빵집이었지요. 각기 독특한 방법으로 빵을 만들었기에 빵집 하나하나가 다 달랐고요. 덕분에 도시 사람들은 가지각색이지만 하나같이 훌륭한 빵을 골라 살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빵을 파는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노부부는 아주 오랫동안 빵을 만들어 왔다. 주변에는 그런 가게들이 많았다. 어느 날 도시 외곽에 빵 공장이 생기고 빵 가게들을 사들여 모두빵 공장의 빵을 팔게 된다. 빵 공장 사장은 마지막 남은 작은 빵집인 노부부의 가게를 팔라고 계속 종용했고 지친 노부부는 가게를 팔고 그동안 일하느라 못 갔던 긴 여행을 떠난다.
이제 도시 사람들은 밍밍하고 흐물흐물하고 눅눅한 빵만 먹게 된다.
도시 사람들이 빵 공장의 맛없는 빵을 거부하게 되자 빵 가게들은 문을 닫아야 했고, 공장에서 일하던 도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평생 빵을 만든 노부부의 특별한 빵이야기가 평생 인쇄와 제본을 한 장인들의 인쇄소인 ‘그라피케 베네치아네’에서 만들어졌음에 깊은 의미를 더한다. 오랜 세월 피땀 어린 노력으로 장인이 된 사람들과의 콜라보로 완성된 책은 매우 아름답고 독특하다.
장인들의 가치가 인정되고 그들이 가진 것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작은 것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는 그것을 환대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는 내일 아침도 작은 빵집으로 크라상을 사러 간다. 환대와 응원의 의미로.
“이 책은 제빵사뿐 아니라 무언가를 소규모로 만들고, 요리하고, 건설하는 모든 창조자에게 바치는 러브레터이자 헌사입니다. 그들은 엄청난 능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그 일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이들이죠.” _닐 패커Neil Packer
√아이들도 어른도 생각해 볼거리가 많은 우화집 같은 그림책으로 복합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점점 줄어드는 오래된 노포들이 떠오른다. 지속가능성을 여기에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blossombook_publisher 꽃피는책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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