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전, 2011년 3월11일 금요일 오후 2시46분 일어났던 동일본 대지진의 간접경험이 나에게도 있다. 일본 문화가 좋아 대학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졸업 후 일본의류 수출 일을 하고 있던 6년차 무렵 여느 날처럼 도쿄의 거래처 담당자 이사와타상과 통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캬~ 아~ 난다요~ 우소. 지신”(아. 뭐야. 거짓말. 지진 )하며 전화가 끊기고 다시 연결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너무 걱정하며 집으로 퇴근했던 기억이 났다.
더 충격적인 건 그날부터 뉴스에서는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10미터이상의 큰 파도와 바닷물이 한 마을을 덮치는 장면과(이게 츠나미라는 걸 전 세계 사람들이 이때부터 인식한 것 같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등등.
다시 바이어와 통화가 되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걱정과 염려로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런 일이 또 2025년 7월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언?때문에 요즘 다시 시끌벅적한 무렵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의 어마어마한 충격과 공포를 간접 체험했던 나에게 나운영 저자의 일본이 침몰한다고?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정말 당장 며칠 후 일어날지도 모르는 예언을 믿고 혹해서 글을 쓴 것이 아니었다.
그 날짜는 숫자에 불과하다. 지리학적으로 과거에도 100-150년 주기로 일어났던 지진들을 근거로 일본에서 언제고 다시 일어날지 모를 지진, 쯔나미 재해에 대해 인간으로서 막을 수는 없지만 생각하고 대비를 하자는 취지로 글을 쓴 것 같다.
2011년 대지진 때 아이들과 함께 겪은 놀이터에서의 생생한 경험담과 구체적인 재난 방제용품의 준비, 예를 들어 일주일이상 물과 전기가 끊겼을 때의 의식주생활 특히 화장실? 처리 문제등 너무 인상적이고 재미있어 술술 익혔다. 마지막에는 지금은 피했지만 언젠가는 나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라는 일본사람들의 생각까지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는 지진은 심하지 않지만 최근에 이상기후로 인한 봄철 산불, 여름 국지성 호우로 인한 홍수, 몇 년 전 강남역 물 난리등...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꾸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작가님처럼 좀 진지하게 재난 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노트에 적어보고 아이들과 이야기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