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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미섬
  • [전자책] 오춘실의 사계절
  • 김효선
  • 11,900원 (590)
  • 2025-12-03
  • : 315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체로 결론이 ‘인생은 아름답다’인 건데, 그걸 누가 모르나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다 안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렇게 읽다가 보면 심술이 불뚝불뚝 속에서 올라오고 얼마쯤 읽다가 말곤 했다.

이 책도 삼분의 일쯤 읽다가 한번 덮었다. 손이 맵지 못하고 아마 일머리도 모자랄 것이고 그 와중에 딱 심지는 굳은 오춘실 씨가 겪어온, 고생이란 말도 모자랄 인생에 이제는 해실해실 웃으며 사신다니 막 답답하고 화가 치밀었다. 뭐 이런 인간승리 같은 걸 딸이 쓰고 있어. 그 답답한 걸 남의 일이 아니라 마치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감정이입이 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혼자 막 심술을 부리다가, 길지 않은 책이고 수영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시 읽었다.

결국 오춘실 씨에게 두손두발 다 들었다. 손목 발목 골반 척추 다 한 번씩은 부러지고 오랜 세월 고된 노동으로 팔이 다 펴지지도 않는데 웃고 배우고 참견하고 ‘나 잘 산 얘기 많이 썼어?‘라고 물으시는 오춘실 씨. 그걸 마음에 골병이 든 딸이 쓰는데, ’나는 엄미가 부끄러웠고 부끄러워 하는 내가 더 부끄럽다’라는 고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독립하기 전의 가정환경을 숨기려는 질풍노도의 시기 또는 K-장녀/외동딸의 분투 같은 것은 그저 쓰지 않았을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엄마의 삶 자체를 긍정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의 병에서도 풀려나는 글이, 뒤로 갈수록 많이 좋았다.

엄마를 볼 때마다 엄마가 나 때문에 포기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채워드리고 싶어도 이젠 기력이 없으셔서 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 하고 싶어 하시는 것을 할 수 있는 것만큼 즐겁게 하시는 걸 더 많이 기쁘게 응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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