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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미섬
  • 사마르칸트
  • 아민 말루프
  • 16,920원 (10%940)
  • 2023-11-07
  • : 412
일주일 정도 여행 갈 만한 곳을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뜻밖에 우즈베키스탄의 실크로드 도시-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가 추천 목록에 들어있었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세계사에서 여러 번 들어 익숙하긴 하지만 실제로 아는 건 아무 것도 없는 사마르칸트.

음. 책 앞 뒤장의 소개글 칭찬글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아주 밋밋해서, 그럭저럭 읽었다, 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겠다.

전반부는 셀주크 투르크 시기 이슬람 세계의 유명한 시인이자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오마르 하이얌을 중심으로 셀주크 투르크의 뛰어난 재상 니잠 알 물크, 그리고 암살자라는 영어 단어 assassin의 어원인 아사신 그룹의 창시자 하산 사바흐의 역사 속에서의 얽힘 혹은 그들이 얽히면서 만든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페르시아의 입헌군주 혁명이라는 사건에우연히 얽혀들어간 미국인(화자)이 겪는 이야기인데 그 계기가 바로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의 유일한 필사본(그가 직접 쓴 책)이다. 그럼 사마르칸트는? 별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청년 오마르 하이얌이 당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알려진 도시 사마르칸트를 부푼 기대를 안고 방문한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곧 그 곳을 떠나게 되고 다시 돌아오거나 그리워하는 장면도 없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화자가 하이얌의 흔적으라도 찾아볼까 하는 장면으로 잠시 들른 장면 뿐. 그 당시(20세기 초)의 사마르칸트는 이미 퇴락한 곳으로 하이얌의 시대의 것은 이미 모래 속에 파묻히고 레기스탄 광장의 티무르제국의 세 개의 큰 건물(미드라사지만 미드라사라고 밝히지도 않고 그냥 건물이라고만 한다)도 화려했을 타일도 깨어져 나가고 낡은 모습이다(요즘의 사진에선 햇빛에 아름답게 반짝이던데 그건 현대에 와서 관광객을 위해 열심히 닦아서 살려놓은 모습인가?).

천 년 전, 종교가 인간의 삶의 모든 부분에 막강한 힘을 행사하던 시대에 시와 별과 포도주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 외에 어떤 것에도 가치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자 했던 오마르 하이얌. 이렇게 써놓으니 좀 멋진 사람인 것 같지만 그건 나무위키로 읽어도 알 수 있는 것이고 이 소설에서 하이얌을 특별히 잘 그린 건지는 모르겠다. 주로 하이얌이 이랬다 하이얌이 저랬다라는 식의 서술 뿐이라. 하이얌의 시도 몇 편 없고 수학자나 천문학자로서의 활약(?)도 평범한 문장 몇 줄의 서술 뿐. 후반부의 페르시아 입헌군주 혁명도 연대기적 서술이 주라서 생생함이 없다. 타이타닉은 뜬금없고.

아무래도 사마르칸트를 알려면 다른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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