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혼모노
meesum 2025/04/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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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혼모노
- 성해나
- 14,400원 (
720) - 2025-03-31
: 12,360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고 김기태의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읽는데 <일렉트릭 픽션>만큼 산뜻하지 않은 데다가 어쩐지 지루해서 후기가 ’재밌다’로 도배되다시피 해서 찍어놓았던 이 책을 읽었다.
첫 작품인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를 읽을 때만 해도 내가 다른 작가를 읽고 있는 건지 헷갈렸다. 김기태의 소설 중 아이돌 그룹이 주된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 있어서 더 그랬다. 요즘 작가들은 쓰는 게 비슷한 건가 싶을 정도. 그런데 두 번째 <스무드>에서 그만 ’뻑 갔다’. 아니, 이런 걸, 이렇게, 쓴다고? 이어지는 <혼모노>와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까지 거의 숨 쉬는 것도 잊고 읽었다.
오랜만에 쫀쫀하게 잘 짜인, 진짜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 일곱 편의 소설이 다루는 소재들이 각양각색인데 매우 시의적절하고 세태를 잘 드러내는 것들이다. 게다가 그 소재들을 얼마나 연구했을지 세부적인 것들이 ‘소설’같지 않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결말이다. 아무런 기대가 드러나지 않는, 마치 마침표가 없는 듯한 결말들. 반짝임은 사라지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런다고 세상이 망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이상문학상 수상작들을 읽을 때는 소설이 너무 시대와 세태에 딱 달라붙어서 오래 읽히려나 싶었는데 이 소설은 일단 재밌어서 아주 나중에라도 읽힐 것 같다. 묘하게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기가 꺼려진다. 실망할까 봐.
사족) 이상문학상 심사 개요에 서른 편의, 일종의 롱리스트 작품 목록이 있는데 이 작가의 작품은 한 편도 없다. 심사 어떻게 하신 건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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