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히 ‘우울증 극복기’로 끝나지 않는다.
저자처럼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어 몸과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사람들, 다시 말해 ‘앞으로 20~3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50대, 60대, 70대에게 실질적인 지침을 주는 책이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일과 가족의 중심에서 멀어지며 고립감, 무기력, 허무감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저자 역시 50대 중반에 우울의 늪에 빠졌고, 극심한 불면과 불안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 상태에서 멈추지 않았다. 기자로서의 본능을 살려 자신의 상태를 객관화했고, 회복의 단서들을 스스로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구체적인 과정과 방법이 담겨 있다.
운동으로 몸을 깨우고,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고, 자신이 잘하는 일을 지속하며 존재의 의미를 다시 세우고, 명상과 영적 탐구로 삶의 본질을 마주한다. 거기에 심리학까지 더해져 자신의 내면과 행동을 체계적으로 다스린다.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본 내용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이제 무기력에 머물러 있지 말고, 하나하나 시작해 봐야겠다.”
그리고 그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안심이 된다. 새벽 운동화 끈을 묶는 것, 매일 몇 분 자연을 걷는 것, 하루 한 줄이라도 나의 마음을 써보는 것부터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저자가 우울증을 단순한 병으로 보지 않고, 삶을 다시 정립하게 해준 계기로 받아들인 점이다.
그는 말한다.
“끝났다고 느꼈던 그 순간부터, 진짜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이 책은 결국 삶의 후반전을 건강하고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한, 마음과 몸의 리셋 매뉴얼이다.
지금 우울하거나 외롭지 않고 지금 건강하더라도, 지금 삶이 그럭저럭 괜찮더라도
언젠가는 꼭 필요해질 책이다.
50대 이후 모든 이들이 곁에 두고 한 장씩 곱씹어야 할 실전 치유서이자 인생 설명서.
가족 중 중장년이 있다면, 가장 따뜻한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원고를 탈고한 직후 연례 건강검진을 받았다.
마침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13년전,
2012년의 병원기록이 있어 비교해 보았다.
그때 나이 56세, 지금은 69세.
놀랍게도 지금이 훨씬 건강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