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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딤하르님의 서재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 김쿠만
  • 15,120원 (10%840)
  • 2025-03-12
  • : 198

● 미래인지 과거인지_

알다가도 모를 소설이다. 내가 읽고 있는 이야기의 배경이 미래인지 과거인지. 참 느리고 고리타분한 옛날 세상이구나 싶다가도 눈 깜짝할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미래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미래도 과거도 아닌 세상의 이야기 속에서 한참이나 허우적거렸던 것 같다. 그리움에 묻혀 옛 시대를 회상하다가도, 빠르게 변해버린 미래 세상에 휘둥그레지고, 다시 먼 옛날로 밀려나버리는 것처럼. 나에게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조금은 혼란스럽고 낯선 소설이었던 것 같다.

● 남쪽 바다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_

여덟 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작품은 [남쪽 바다의 초밥] 이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적절히 뒤섞인 배경 속에서 옛날, 옛 시대에 대한 깊고 진한 향수가 묻어나서 좋았다. 어딘지도 모를, 멀고 먼 남쪽 바다가 글을 읽는 나조차도 그립고 애틋해질 정도로. 작가의 소설이, 또는 이 작품집이 인간의 마음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남쪽 바다와 초밥] 이야말로 작가가 전하고 싶은 감정과 마음이 가장 뚜렷하고 넘치게 담긴 단편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 개인적인 감상_

위에 언급한 단편처럼 애틋하고 그리워서 좋았던 작품도 있고, 조금은 취향과 거리가 멀구나 싶었던 작품들도 있었다. SF라고는 하지만 레트로가 적당히 버무려진, 과거와 미래와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짜여진 소설은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도 컸던 것 같다. 한없이 과거로 떨어져내리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끝도 없는 미래로 밀려나는 느낌이기도 하고, 그렇게 방황하다 미래와 과거가 맞닿아버리면 이게 뭘까 싶어 멍해지기도 하는. 명징하게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감상을 적어내리는 이 순간에도 두서없는 말을 흩뿌리게 되는. 처음 접하는 김쿠만의 소설은 혼란 속의 그리움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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