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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딤하르님의 서재
  • 당신이 보는 세계
  • 이명희 외
  • 15,300원 (10%850)
  • 2024-12-24
  • : 205

● 아홉 편의 단편소설_

오랜만에 서평단 활동을 하며 읽은 도서. 일상, 공포, SF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발상과 작가 본인들만의 개성이 담긴 단편소설 아홉 편이 차곡차곡 담겨 있는 작품집이다. 그저 SF 소설집인 줄 알았는데, 역사나 탐정 추리 같은 생각지도 못한 장르의 소설들이 꽤 많이 담겨있어서 의외이기도 했고, 신선한 느낌을 받기도 했던 책이다. 특히 인상적으로 남은 작품들도 꽤 있었고.

● 당신이 보는 세계_

많은 이야기 중에서 표제작인 [당신이 보는 세계] 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책의 첫 장을 열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 소설이기에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서 유독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전단지 괴담' 사건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들춰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긍정적인 결말을 맺는다. 먼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냄으로써 심도 있는 고찰을 할 기회를 제공한 작품이라, 가장 맘에 들었던 단편소설로 꼽고 싶다.

●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들_

[당신이 보는 세계] 외에도 재밌게 읽은 작품들이 몇 편 더 있다. [신규 기능이 추가된 트위터에 가입하세요]는 주체가 뒤바뀌어버린 인간과 AI 간의 관계성과 인간을 모방하는 AI 알고리즘에서 느껴지는 은근한 공포감이 좋았고, [눈의 셀키]는 아주 먼 옛날, 아주 멀고 신비스러운 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설화를 듣는 것처럼 아련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아 마음이 갔다. 꼭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세차게 부는 눈보라에 쌓인 온통 새하얀 마을이 그림이 생생하게 그려져서, 그저 까닭 없이 좋기만 했던 것 같다.

● 개인적인 감상_

책과 담을 쌓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가까이하지 못하고 지내는 일상들이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소설들을 읽을 수 있는 시간들이 행복하고 따뜻했다. 참 마음에 들어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이야기들도, 기억 속에 묻어두었다 문득 꺼내어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우리 사회를 떠올리며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저 즐기기만 해도 만족스러웠던 이야기도 있었다.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주제를 활용하여,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고 느끼게 할 수 있구나 싶어 새삼스럽게 새롭고 신기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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