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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다은은 거실 소파에 기대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다. 이틀째 벗지 않은 잠옷 차림에,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쓰고 긴 머리는 대충 하나로 묶었다.- P189
경선은 놀이동산 같은 상업적 시설물은 취향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 여행에는 자신의 회복을 기원하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장소에는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P191
그 생각을 하고 나서야 다은의 시선이 사진 속 경선의 얼굴로 가서 오래 멈춘다. 경선의 유일한 여행 준비는 미용실에 간일이다. 낯설긴 하지만 쇼트커트가 잘 어울린다.- P195
오래전 안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던 사람이 있었다. 여행은장소뿐 아니라 시간의 이동인 것 같다고.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 언젠가 살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풍경과 마주치면 그 순간시간의 회로가 교란된다고.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때로 전생까지 거슬러 상상해보게 되는 그 데자뷰의 전율이 현생에서도망친 데서 오는 해방감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자신의지난 생이 상영되는 극장 안에 한 발 들어선 설렘이었다고 말이다.- P203
"늙어서 그래. 손이 건조해서 종이가 잘 안 넘어가. 나도 어릴 때는 늙은이들이 돈을 세면서 왜 그렇게 손에 침을 퉤퉤 뱉는지 이해를 못했단 말야."-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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