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폭발시키는 데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잠시 뒤 나는 히데오에게 전화를 걸어 합격 사실을 알렸고, 히- P153
"아 근데, 저번에 너랑 같이 있던 애 있잖아. 개 일본인이었다가 귀화했다며?"- P153
히데오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결말이자 자기가 <따귀 게임>의 불량소년 역에지원하게 된 중요한 단서임을 전하려는 것 같았다.- P155
마침내 환한 빛이 어둑한 소극장 가득 번쩍여서 저절로 눈이감겼을 때, 눈꺼풀 안쪽에 박힌 빛의 파편이 망막을 파고들었을때, 나는 머리 위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그리고 환한 빛 속에서 히데오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히데오가 아닌 히데오, 언젠가 히데오가 내게 말해준 또다른 히데오였다.- P160
내가 그렇게 말하자 영도는 화들짝 놀라서 외쳤다.
"여자 감독들이야 피해의식에 찌들었으니까 페미 영화 같은 걸만들지."- P162
"그럼 넌 이제 비밀이 없어?"
히데오는 또 한번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새로 생긴 비밀이 아주 많지."- P165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시간과 타인이라는 두 겹의 필터가 화자에게 덧씌워져 있다고 생각했다.- P168
한 사람에게로 다다르는 가장 쉬운 길은 이름일 것이다. 누군가를 무어라 이르는 일, 혹은 무엇이라 부르기로 마음먹는 일은그에게 가까워지기 위한 첫걸음이자 이해의 출발점이 된다.-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