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maeil

마음의 셔터를 잘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날 수한은 평소와 달리 좀처럼 일에 집중할 수없었다. 모두가 퇴근하고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화분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치우고 물을 듬뿍 주며살며시 마른 가지를 어루만졌다. 마치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듯이.
수한은 거실 소파 끄트머리에 기대 앉았다. 소파를 놀이터 삼아 방방 뛰어놀기 좋아하는 재이 탓에수한의 자리는 늘 끄트머리였다. 수한은 움푹 파여있는 소파 가운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자리를가만히 손으로 어루만졌다.
"러시아 옆에 있는 작은 나라요."
"모델 일로 잠깐 한국에 왔는데, 마라톤 대회에서제가 첫눈에 반해 붙잡았습니다."
리수한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상자 이전의 기억은자신에게 없다고 말했다. 있다 한들 뱃속 태아의 기억처럼 상실되었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 말 때문인지, 기억을 공유한 탓이었는지, 다음 날부터 수한은서재 문을 열어둔 채로 집 밖을 나섰다.- P57
"손을 먼저 누가 잡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아,
그건 행복한 순간이라 안 따지는 건가. 불행에만 인과관계를 따지는 거야?"- P67
"불편한 감정을 불편해하면 평생 네 마음으로부터도망치면서 사는 거야."
"..."
"마음은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아. 어딘가에 쌓여 있을 뿐이지."-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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