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소리가 점점 커진다. 다림은 슬쩍 미소 짓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않는다. 정원은 짐을 받아 오토바이에 놓고 뒤에 다림을 태운다. 바람 때문인지 빛 때문인지 다림은 연신 눈을 찌푸린다. 정원은 그녀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지묻는다. 대답은, "없어요."- P144
예전에 봤던 때보다 사회생활 경험이 쌓인, 십수 년간 여러방송국에서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볼꼴 못 볼꼴을 본 나는 그사이 방송국 PD라는 직업을 가진 ‘일부‘ 남자들이 젊고 예쁘고 재능 있는 여자 작가를 대하는 어떤 방식에 대해 쌓인 불만이 많았다. 동현의 방식이든 동현의 선배의 방식이든 넌덜머리가 나서 <접속>에 대해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P147
어떤 페르소나: (주인공이 아닌) 보호자의 위치에서- P153
윤가은 감독의 영화에서 장혜진 배우가 연기하는 엄마는크든 작든 주인공이 경험하는 어려움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것이 가정 내에서 어른과 아이가 맺는 관계의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아이가 겪는 어려움은 유전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어른이 만들어낸 자장 안에 있다.- P153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선 듯한 세계에서 방랑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종교에서든 설화에서든 언제나 강을 비롯한물길로 이야기되어 왔다는 점을 떠올려보라. 충분히 떠돈뒤에야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P170
요약 영상 자체도 이제는 롱폼이라서, 마치 구두점 몇 개로 작품을 설명하는 것 같은 숏폼 영상도 흔히 볼 수 있다.
책 내용을 백 마디로 설명하는 것보다 읽고 오열하는 영상을 일종의 ‘인증‘으로 올린 숏폼 영상이 틱톡에서 인기를 끌면서 <리틀 라이프>가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된 일은2020년대 중반의 인상적인 풍경이다. 요약 영상은 그 자체로 콘텐츠 본편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본편에 시간과 돈을 들일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P179
설명적 대사와 지시적 자막은 영상을 보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든다. 우리는 영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말을 듣고 자막을 읽는다. 다른 말로 하면 대사가 줄어들고 자막이 없으면 ‘어렵다‘ ‘이해가 안 된다‘ ‘복잡하다‘고 느낀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사가 없는 장면은 건너뛰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까지 발전한다고 한다." 장면을 읽어내려고 노력하는 데서 피로감을 느낀다는 뜻이기도 하다.- 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