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는 모르더라도 소설을 쓴 작가는 알겠지.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소설을 쓰다가 알게 된 것도 아니고 소설을 쓰기 전에 이미알고 있었겠지. 그게 소설의 씨앗이 된 거고 내친김에 아예 제목으로 삼은 거겠지.- P148
외부의 내부적 일상화, 즉 대기권의 우주화로 인해 인력과 척력의 변화가 오고, 그로 인해 저 우주가 아니라 이곳 현실 내부에서도 "삶이든 중력이든, 그런 것에 반하는" "둥둥 뜬다는 것"이가능해지는 새롭고 낯선 인식적 진공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은율이 유자를 내치며 끌어당기고 유자가 최를 내치며 끌어당기듯이, 둥둥. 어느새 외부의 "한복판"과 다름없게 되는 내부. 누구에게든.- P151
노래가 끝나고 다음 노래가 시작되기 전의 짧은 정적 속에서그녀가 무심코 거울 쪽으로 눈을 돌렸을 때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어딘가 의기소침하고 수줍어하는 듯한 그 눈빛은 그녀의눈과 만나자마자 놀란 듯 다른 쪽으로 달아나버렸다. 그녀는 육중한 스미스 머신 안쪽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그 남자를잠깐 돌아보았지만, 그것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P157
이런 일련의 일을 통해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두 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루기 까다로웠다.- P161
자신이 그런 것처럼, 그 여자에게도 환한 시간들이 있었고,
또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그건 그녀가 타인에 대한 예의를잃지 않는 방식 중 하나였다.-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