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한테 변고가 생겼음. 끝나면 여주로.- P13
영실은 돈을 잃어버린 정확한 날짜를 알지 못했다.- P15
"내 돈이 얼만지는 내가 제일 잘 알지. 세어봤으니까 알지. 몇번이고 세어봤으니까."- P15
휴대폰이 소파 쿠션 틈새에 들어간 걸 여태 모르고 있었다고.
괜한 생각 하지 말고 차를 돌려 집으로 가라는 말로 딸을 달랬다.- P17
어떤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짓누를 수 있다는 걸 현진은 그날 알게 되었다.- P18
할머니가 외로움과 고독의 냄새를 풍기며 자식들만 바라보고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 자체가 현진의 마음에 어느 정도 위안을 주었다. 본받을 만한 부모는 없어도 우아하고 강인한 할머니가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떠올리면 세상을 강단 있게 살아갈 용기가 조금 생기곤 했다.- P19
"제가 무슨 대답을 해드려야 할까요? 궁금하신게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저에게 답이 있다면 다 말씀드릴게요. 손녀분."- P21
현진이는 내가 돌볼 테니 죗값을 잘 치르고 와라"- P28
영실은 줄곧 순응해왔다. 부모가 사라진 세상에, 책임질 생명이 탄생한 세상에, 남편이 사라진 세상에, 더이상 자기 자신이 아름답지 않은 세상에, 그리고 덜컥 할머니가 된 세상에도. 그러나자신의 몸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세상에는 적응하기가 쉽지않았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몸을 움직이는 게 산을 옮기는 것만큼 버겁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놓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P31
나는 어떻게 해야 괜찮은 남자로 보일 수 있는지, 남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어쩌다 다른 직원과 스몰토크라도 주고받고 나면 내가 한 말과 보디랭귀지가 적절했는지 점검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P107
"이거...... 정말 힘들지 않나요? 여러 가지로요.
오스틴은 다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지연장술에대해 한참 설명한 다음, 이제 거의 마음을 굳혔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해서 새출발을 하고 싶어요. 좋은 여자도 만나고요. 페미가 아닌 좋은 여자."- P117
제가 아는 한, 프라이드 혹은 자긍심이라는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 얻었다가도 어느새 잃게 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제게 프라이드란 언제나 작고 연약한 어떤 것입니다.-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