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 씨의 좋은 말이 듣는 이에게도 과연 좋은 말일까. 내 생각에 옥희 씨는 대화를 싸움으로 이끄는 야차 같은 혓바닥을 가지고 있었다.- P87
"고생들 했네. 그만 가서 쉬지. 경주 씨는 아침에 교대도 해야 하고."- P87
"달아, 친구는 안 된다. 대신 친형처럼 의지하고 잘 지내봐."
랑이 언니가 손날로 우리를 가리켰다.
"여긴 끼쟁이 제이 형, 여긴 부끄럼쟁이 경주 형."
공달의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오도독, 잣는 소리만 들었다.- P97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옥희 씨는 이 교훈에 부합하는 모범 사례였다. 말이 많은 인간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과묵한상사였다. 근무 첫날인데도 인수인계를 3초 만에 마치고 퇴근해버렸다. 내겐 딱 한마디를 남겼다.- P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