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근x권이근 선생님 두 분이 쓴 책이라는 사전 정보만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이 책은 두 분의 선생님이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편집한 책이다 책 제목은 다소 암울하나 가르치는 두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편지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곳도 많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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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몇 년 전 한 아이와 부모 때문에 너무 괴롭고 힘들어 교사를 그만 두고 싶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부족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나름 애쓰고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한 사건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내가 과연 자격이 있을까 싶은 생각가지 들었지요. - 중략 - 앞으로는 사실 운입니다.
이 부분을 읽고 공감하지 않을 교사가 있을까? 나 또한 외줄타기를 하는 마음으로 학생을 대한다 내가 지도랍시고 한 마디 한 것이 아동학대(정서적 학대)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내 운을 시험할 수 없기에 앞으로 더욱 거리감을 두고 형식적으로만 학생을 대하자 다짐하면서도 막상 학생을 만나면 뭔가 또 불타올라서 대하다보면 밤에 후회하는 것을 반복하는 중이다...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되어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그 지난한 과정을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까 나에게 단 1%의 잘못도 확신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두렵다 이러한 두려움을 챗지피티도 정확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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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냥 안 하기로 했어요."
신규교사였을 때 열정은 가득한데 경험은 부족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 또한 없었기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많이 했으리라고 본다 물론 그 와중에 눈치를 보며 자제한 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기억이 희미하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나 또한 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튄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 누가 말 안 해줌 해줬어도 귀기울여 듣지 않았을 수 있음 - 10년이 넘는 교직 생활을 했다) 앞에서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초등, 중등의 분위기가 다를 것 같고 지역마다도 상황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어쨋든 수업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니 다른 선생님이 어떻게 수업하는지 알 수 없고 공개수업은 형식일 뿐(특히 고등학교는)이고 중등은 과목이 다르면 교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교과끼리도 크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다 글을 쓰다보니 나만 이상한 학교에서 근무했나 싶긴는하다;
고등학교 1학년 담임으로 보낸 2025년 1학기를 돌이켜보면 고교학점제와 최성보(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로 얼룩진 학기였다 결국 학생들에게 가짜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괴감이 들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날 기준 어제 국회에서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자료가 되면서 2학기부터는 또 어떻게 될지 의문이다 수 많은 예산이 투입된 디지털 교과서의 그 끝이 어떨지 참여한 출판사들은 가만 있을지(?) ... 교육부장관은 아직 지명되지 않았고 이제 며칠 있음 다시 2학기 개학이다 이 책의 소개글처 교육을 할 수 없는 교사는 무기력합니다 제발 제 할일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어디 가서 큰 소리치고 싶은 요즘입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