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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oba님의 서재
  • 필사의 기초
  • 조경국
  • 10,800원 (10%600)
  • 2016-06-04
  • : 3,006

오래전부터 논술의 한 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필사를 가르쳐야지 했는데,
결국은 제가 먼저 필사를 하게 되었네요.

 

 

김화영의 '행복의 충격'이란 도서도 함께 구입했는데,
급한 마음에 조금 읽다 말고 이 책으로 필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저녁 준비하면서 몇 페이지를 필사해 봤습니다.

자판에 익숙해지다 보니, 글씨가 뭉개지기 일쑤였는데,
마음먹고 필사하니 예전 글씨가 나오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

 


『필사의 기초』 / 조경국 지음 / 유유 펴냄


천천히 음미하려고 구입했는데, 또 빨리 읽어 버렸네요.


필사가 주는 이로움 01


'풀풀 날리던 가벼운 성정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었던 것도 
독서와 필사의 덕이 컸습니다.
이런저런 강제가 결국 습習을 만든 셈이군요. (p.19)'

 

아이들과 촌각을 다투며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다 보면,
항상 마음이 들떠 작가님 말씀처럼 마음이 풀풀 날립니다.
그래서 특히나 요즘은 더 고요히, 고요히, 고요히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더랬습니다.
차분히 가만히 그렇게 지내고 싶었더랬죠.


'어쩌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더라도 안절부절 불안해하거나
무얼 할지 모르고 시간만 보내기 십상입니다. (p.24)'

 

어쩌다 자유시간이라도 쥐여지면,
뭔가 하려고 이것도 하다 저것도 하다...
그러다 보면 아무것도 못하고 바쁘게 왔다 갔다 하다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닌 거 같아서 위안이 된 문장입니다. ^^


어수선한 마음을 잡아보려고,
요가를 배워볼까?
새벽에 일어나 108배를 해 볼까?
차를 마시며 인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고요해질까?
호흡에 집중해서 명상을 해 보면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을까?

풀풀 날리는 성정에 주변에서 치고 들어오는 온갖 자극 때문에,
이제는 나만의 고요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오던 중 만난
참 좋은 사람의 삶이 베여있는 책.


'베껴 쓰기를 하고 있으면
나의 주체할 수 없는 가벼움에
잠시라도 납추를 얹는 느낌이다. (p. 25)'

 

 필사가 주는 이로움은 마음에 가져다 주는 차분함, 평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필사가 주는 이로움 02


'필사는 곧 삶의 성찰
좋은 문장을 옮길 때 
잠시 나와 그 글을 쓴 이의 삶을 나란히 놓을 수 있습니다.
펜을 들어 베끼는 동안 그의 삶으로 들어가 그의 이름으로 사는 것이지요. (p. 27)'


독서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식 습득과 함께 간접 경험이라 할 수 있겠지요.
작가화(化) 하여 그의 생각을 쫓아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기회겠지요.

 

 

필사를 하기 위한 팁 01

 

- 조금씩 꾸준히 -


'하루 삼십 분, 시 두 편이나 두어 단락 좋은 문장을 옮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p. 43)'


오랫동안 꾸준히 하길 바란다면 처음부터 욕심내면 안 됩니다.

 

 


필사를 하기 위한 팁 02

 

- 독서 습관 갖추기 -
- 책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다음 쓰기 -

 

'처음 읽기 시작한 책을 놓고 바로 필사하는 것은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과 같겠죠.
충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 필사로 넘어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p.39)'

 

아쿠!!
제 급한 성격에.. 오늘 도착한 '행복의 충격'을 곧바로 필사했으니..
그것도 저녁 준비하는 자투리 시간에,
중간중간 치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방어하며...

역시 이 책을 읽기 잘했네요.

 

 

필사를 하기 위한 팁 03

 

- 필사는 언제 어디서나 -


'여유가 있는 휴일이거나 마음먹고 필사하겠다고 책상에 앉으면
딴 곳에 정신이 팔렸죠.
워낙 성정이 가볍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필사할 시간이 넉넉하게 생긴다면
길 위에 있는 편이 낫다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p. 47)'

 

제 경험으로 저 역시 독서할 때가 그러했습니다.
마음잡고 할라치면,
이것도 치고 들어오고, 저것도 치고 들어오고..
결국엔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아이를 기다리는 학원 앞에서,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는 중에 하는 독서가
감질나게 재미있고, 집중도 되더라고요.
(물론 이제는 집에서도 제법 집중해서 독서가 됩니다^^)

 

필사 역시,
완벽한 시간과 공간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디서 건, 아무 때나 가능한 곳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그 밖에 이 책에서는 글씨에 대한 이야기,
문방구에 대한 이야기들도 제법 지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추천하는 필사하기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고요.

 

 

유유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은 작고 알찹니다.
작가의 삶이 담겨 있어 따뜻하고요.
요란하고 거추장스러운 띠지나 책날개 같은 것이 없어 담백합니다.
부담 없이 어디고 넣어 다닐 수 있는 크기적 장점에,
삶이 깃든 알찬 사색이 담겨 있어 두루두루 좋습니다.


'필사의 기초'는 그동안 생각만 해 오던 '필사'를 시작할 수 있게 돋아주네요.
대충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저의 '필사'도
언젠가 마니아적인 문구 브랜드도 생길지 모르겠고,
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어쩌면...
풀초 같은 책을 쓴다고
어딘가에 짱 박혀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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