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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끼서재
  •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 40,500원 (10%2,250)
  • 2006-01-16
  • : 5,202

2012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은 누가 뭐래도 대선 철이다. 그런 대선 철인 지금,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대표로하는 여러 후보들과 그 후보들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무리들이 대중들을 설득하여 표를 얻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대중들과 그룹들을 통합하는데 애를 먹고 있으며, 정권을 향한 나름 박빙의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대조되는 모습으로 극단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무리들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히틀러이며, 이러한 통합하는 힘의 중심에는 히틀러의 오른팔인 대중 선동가 ‘괴벨스’가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얼핏 괴벨스의 수사학에 관하여 분석하는 심리학 책으로 보이기 쉽지만 이 책의 원제는 ‘Goebbels’이며 사실 심리학 서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 책은 괴벨스의 일대기를 중심으로하여 나치의 시작과 끝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역사 책과 가깝지만, 1000쪽을 넘는 압도적인 분량 덕분에 괴벨스의 대중들을 설득 혹은 선동하는 방법과 기술을 엿보기에 충분한 책이다. 히틀러라는 우상을 선전하여 사회의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각기 다른 계층을 하나로 통합하는것을 넘어서 히틀러를 향해 광기에 가득차 열광하게 만드는 괴벨스의 능력은 어떻게 얻었으며 어떤 방법으로 가능했을까. 그러한 능력을 가진 괴벨스는 과연 누구인가.


 


괴벨스 (Paul Joseph Goebbels, 1897 ~ 1945)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나치 독일의 ‘국민 계몽 선전부 장관’으로 나치 선전 및 미화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그는 라디오 및 신문 등의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되고 있을 만큼 대중 선동에 능숙했던 사람이다. 최고의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20대에 사회주의에 빠져들었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세상은 그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았다. 평범하지 않은 그가 평범한 은행원으로 살아가던 그의 스물 여덟 살에 그는 히틀러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히틀러는 그의 능력을 알아보았으며 괴벨스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이와 만남으로써 너무 기뻣고 그 이후 그의 앞에는 완전히 다른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예리하게 꿰뚫어보는 그의 예술가적 통찰력은 나치당의 ‘선전장관’이 되어 색다르게 발휘된다. 특히 그는 ‘말’의 힘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감정과 본능을 자극하는데에는 글보다는 말이 낫다. 말은 순간적이라는 특성상 말 자체의 납득 가능한 논리적 특성들은 다소 무시되는 경향이 있으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단순히 그러한 논리적 특성들에 주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말을 하는 화자의 됨됨이같은면을 포함한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로부터 말에 대한 많은 판단들이 이루어진다. 어떤 이의 말은 수긍키 어려워도 믿게 되는 반면, 어떤 이의 말은 아무리 그럴 듯해도 의심스럽기 마련이다.


“이성은 필요 없다.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라.”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기 위한 도구로서 말의 성격들을 잘 알았던 괴벨스는 글보다는 말을 이용하여 국민들을 선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효과적으로 말을 전달하기 위해 첫번째로 전 국민에게 라디오를 공급하였다. 라디오를 통해 수천 만 명에게 동시에 중계되는 히틀러의 일거수 일투족은 히틀러에 대한 공신력을 높여주고 그를 우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는 선전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침투시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합니다.”


베를린 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32개 국가에 송출되었으며 동시에 나치당은 전세계에 선전되었다. 그리고 라디오와 티비를 이용한 의도적인 거짓말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서 대중들을 ‘설득’했다. 라디오와 티비 등을 정치에 활용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괴벨스. 그는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기술을 이용하여 말그대로 ‘거짓말’을 통해 대중들의 감정, 즉 ‘증오’를 자극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거짓말을 통해 대중들의 한 없는 증오를 자극하는 방법이 대중들을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데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 증오의 대상으로는 다들 아시다시피 유태인이 지목된다. 독일인들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적 상황의 근본 원인이 유태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설득시키는데 성공한 괴벨스의 수사법은 결국 600만명의 유태인 희생자를 낳게 한다. 괴벨스의 선동에 완전히 넘어가 하나로 통합된 대중들은 전쟁에 환호했고 패전의 분위기에서도 승리를 확신했을 정도다. 하지만 1945년 독일 패전 후 히틀러가 자살한 다음 날 괴벨스는 일가족과 함께 자살한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대중들의 한업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대중은 가장 친숙한 정보를 선호하며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는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일반 대중들은 흔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선전은 항상 기본적으로 단순하며 반복되어야 한다. 지식인들이 이에 반대하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가장 단순하게 축소시키고 단순한 언어와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할 여력을 지닌 자만이 성공적으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


 ‘진실하지 못한 말장난의 대명사’, ‘독재의 악마’라는 평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합리적인 선동 전문가’라는 평을 받기도 하는 괴벨스.  괴벨스의 수사법은 다소 놀라우며 그의 수사적 능력이 발휘한 힘의 크기는 압도적이다. 이러한 그의 힘을 알고 있는 나는 ‘수사법’ 자체의 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수사법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화법연구에서 기원하여 발전되었으나 사회구조가 변하며 소홀이 취급되었다. 전제, 봉건, 전체주의, 자본주의는 소수에게만 발언기회가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현재의 사회에서는 설득의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말과 이성을 사용해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수치스러운 일은 없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수사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화려한 수사법으로 대중들의 광기를 이끌어냈던 괴벨스는 자살하기 하루 전날 히틀러에 의해 독일 총리로 임명되 마침내 꿈을 이룬다. 지하벙커만을 지키던 하루짜리 총리였지만 괴벨스는 아마 만족하지 않았을까. 히틀러로 하여금 세상을 휘감게 했고 대중들을 손바닥안에서 쥐락펴락 했던 괴벨스의 능력을 보며  수사학의 커다람속에 대비된 나를 포함한 개인의 이성과 감성이 한없이 작음을 느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설득이란 과연 가능한가?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듯이, 논리에 이기고 토론에 지는 경우는 없는가?


왜 우리는 어이없는 사기를 당할까?


우리는 얼마나 이성적이고, 또 얼마나 감성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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