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당하고 죽고 부검되고 불에 타고 가루로 갈아져 돌아온 22살 청년의 삶이 애통해 이 글을 쓴다. (feat.김정호_작은새)
“세상에는 어려운 일들이 참으로 많지만, 굳이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외국 여행 다녀온 사람 입 막기도 빠질 수 없다.” 사회학자이자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노명우는 <세상물정의 사회학> 53쪽 “선진국이라는 유령” 챕터에서 이렇게 통찰했다.
<세계의 극한직업>은 주로 제대로 된 도로가 없는 지역의 ‘트럭 기사’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 나라의 정책, 기후, 종교, 민간신앙, 의식 수준, 풍습, 토속적 삶이 어떻게 파괴되어 가고 있는지 풍상을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자각 못 하는 연예인과 여행 유튜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던 중, 영화채널의 이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유심히 보게 됐다.
태국의 카렌족은 호랑이 공격에서 목을 보호하기 위해 황동 나선 목걸이를 한다고 추정된다. 관광수입으로 살고 수공예품도 파는데 그들 중 일부는 폭력을 피해 미얀마를 탈출한 미얀마 피난민이다. 이 피난민 여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 다리 팔 목에 고리를 걸고 관광객을 상대하는데, 고리는 고정형이 아니고 요즘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금속 알러지가 있으면 여름엔 몹시 가렵고, 쌀1포대와 급여 13만원, 나머지는 팁으로 살림을 꾸려간다. 국경에는 군인이 지키지만 틈을 타서 불법으로 강을 건넌 다른 피난민은, 어리거나 상관없이 밭에서 비닐을 깔고 농사일을 해 돈을 번다. 비가 내리면 비닐을 목이나 허리에 두른다.
라오스의 정부가 양귀비 재배를 불법화하고 금지하자 ‘그녀’는 옥수수로 품목을 바꿨다. 돈벌이가 별로 되지도 않지만 때가 되어 수확을 하고, 싣고 갈 트럭을 부르니 운송비를 6만원이나 달라고 해 난감하다. 일단 트럭에 옥수수 자루를 최대한 높이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함께 이동하기로 한다. 가파른 절벽 길 이동이라, 무슨 일이 생기면 빨리 알 수 있고 뛰어내리려고 촬영감독 프레드는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옥수수 자루 꼭대기에 앉았다. 트럭운전사는 바깥문 손잡이에 나무 가지를 걸더니 그것을 차 안쪽으로도 걸쳐 문이 열리지 않게 고정하고 차 시동을 건다.
‘그녀’는 심장질환이 있는데 병원 갈 돈이 없어서 아프면 민간요법을 쓴다. 트럭이 달리는 중에 아들이 건넨 주전자에 든 양귀비 씨와 나무껍질 달인 물을 마신다. 병이 낫지는 않겠지만 통증은 덜한지 훨씬 편안한 표정이 된다.(세계의 극한 직업을 보다 보면, 동남아나 중남미 사람들은 아직까지 전통적 약제(?)를 애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양귀비에다 다른 약제를 섞어 끓여 마시거나 코카나무 잎을 오래도록씹는다. 이는 전통적으로 해오던 토착민들의 자가치료법이고, 다국적 제약회사에 금전적 이익을 안기지 않는, 자율과 자치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하고 당연한 것이리라.)
명색이 ‘청정국’ 대한민국에 바다에서 어디에서 인공적으로 정제된 어떤 자루들이 왜 발견되는가. 자연스런 민간요법이던 것이 변질되어, 배금주의의 끝판 직업인 밀매상이 유통하고 중독시켜 피싱 범죄에 가담케하고, 그들 손아귀에서 노예로 쥐락펴락 한 것이 이번 캄보디아 사태 아닌가. 34세 해양경찰(그 시각 전파방해가 있었는지도 조사 발표돼야 할 것이다)의 애도도 아직 안 끝났건만 캄보디아 사태다. 왠지 곧 모방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들끓을 것만 같다. 온라인 세상을 연 것이 “함부로 쏜 화살”이었음을, 하물며 AI는 말해 뭣하랴.(feat. 하남석_바람에 실려) (feat.루 크리스티_Saddle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