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리뷰는 짧다. 오히려 기념관에 대한 소감이다.
1. 우선 닮고 싶은, 존경할 만한 분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한다.
도서관에서 가장 채우기 힘든 부분이 990번대 전기다.
전기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참 좋은 코너다. 하지만 우리는 이순신 장군, 김구 선생이 거의 전부다. 너무 신격화하거나 흠을 잡고 욕하는데 바쁘다 보니 전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의 경험을 공유하고 배우기 어려운 것이다. 추사의 삶과 학문, 예술의 이야기가 참 좋았다.
2. 모범적인 기념관 운영에 대해 감사한다.
멀리 제주 유배지도 있지만, 가까운 충남 예산에도 추사 생가와 기념관이 있다. 영조 임금의 사위였던 선대의 묘지와 정려문 그리고 희귀한 백송 등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고택은 한옥의 아름다움과 천하 명필이 남긴 글씨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좋다.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건축물은 예외없이 현판과 주련이 달려 있는데, 문제는 한자(한문)로 멋지게 휘갈겨 써서 뜻도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일한(?) 예외가 바로 추사 고택이다. 추사와 아들이 썼다는 수많은 주련 밑에는 하나하나 한글로 뜻을 새겨 놓았다!!! 문화재 관리하시는 모든 분들이 참고하시면 좋겠다. 당연히 세종대왕의 후손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에 담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념관에 소장된 작품들도 그냥 쓰윽 지나가는 눈요기꺼리가 아니다. 헤드폰을 통해 작품에 대한 명품강의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 또 판매하는 컵, 부채 등 소품, 불이선란 같은 그림과 영인한 글씨는 저렴하면서도 품격이 있어 추사 선생의 높은 덕을 기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수고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독자 여러분들께도 한번 다녀오실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