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무관 엄마 구함.
특별 수당 백만 원.
참신하다 못해 파격적이다.
보호자가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제공하는 가족 지원 서비스. 국가로부터 한 달에 특별 수당 백만 원을 받고 엄마 역할을 해주는 공무원.
보호자가 없는 고등학교 1학년 민찬이는 야구부 에이스 선수다. 민찬의 엄마 채용 조건은 단 하나, 자신의 모든 야구 경기를 직관하는 것이다.
민찬의 ‘엄마’가 된 과대포장 없는 남자 엄만호는 야구 경기 직관은 영 내키지 않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럼에도 그 둘은 엄마와 아들이 된다.
가깝고도 먼 마음의 거리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민찬과 만호씨의 예측불허의 동거가 시작된다. 둘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는 마치 잘 짜여진 만담처럼 유머와 풍자를 넘나들며 헛웃음을 짓게도 하고, 가만히 멈춰 생각하게도 만든다.
“위급 상황에서는
도와줄 사람을 상세하게 특정하고
큰 소리로 호명하라고,
지금이 제 인생 최대 위급상황이에요.”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었어도 도와줘야지.
지목을 당해버렸으니까 말이야.
인류애라는 게 그런 거거든.“
- '백만 원짜리 엄마' p38 -
천천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민찬은 어느새 만호씨를 의지한다. 야구는 썩 내키지 않다던 만호씨가 누구보다 민찬의 야구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그의 묵직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그들의 깊은 인연이, 중심에 드러나며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만호씨와 민찬의 인연과 그들 앞에 나타난 혈연이란 이름의 또 다른 인물을 통해 과연 가족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만호씨는 민찬을 위해 따뜻한 밥을 해먹이고,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린 여린 마음을 가여워하고, 함부로 상처주는 이들의 날 선 무례를 온 몸으로 막아준다.
민찬과 만호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은 존재보단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내 아이를 향한 엄마로서의 마음이 톡 건드려지며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나는 과연 아이에게 처음 품었던 그 귀한 마음을 온전히 표현하고 있는지 가만히 반성하게 되었다.
초등 고학년 아이와 함께 읽으며 가족의 의미를 함께 되새겨볼 수 있는 책이었다.
실제로 가족이란 역할의 부재로 결핍을 느끼는 세상 수많은 아이들을 위해 정말 이런 '가족 지원 서비스'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는 나를 하나도 안 닮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공부도 안 하고,
내 말도 안 들으면 좋겠어.
그래야 진짜 해주고 싶은 걸 해줄 수 있으니까.
내 아이가 엄마 말 안 듣고 사고 치는 날.
머리를 쓰다듬어 줄 거야.
그리고 꼭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할 거야.
괜찮아. 아들, 너무 잘했어.
- '백만 원짜리 엄마' p262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