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 솔닛은 아마도 우리나라 독자 중에서 상당한 팬을 보유하고 있는 듯 하다. 그녀의 책은 아마도 웬만큼 판매량이 나오고, 그렇기에 이렇듯 꾸준히 번역되지 싶다. 뭐, 나 또한 그녀의 책을 읽는 것이 상당히 즐겁긴 하다.
이 책, '오웰의 장미'는 리베카 솔닛이라는 최상급의 저널리스트가 조지 오웰에 대해 바치는 일종의 걸작 팬아트가 아닐까 싶다.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이 한 때 살았던 집을 찾아가, 그가 직접 심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장미'를 소재로 글을 뻗어나간다. 날카로운 실천적 지식인이었던 조지 오웰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장미가 서로 어울려,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이 사회와 정치에 관해 가졌던 날카로운 비판정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아름다움과 행복, 즐거움을 추구했던 그의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지 오웰은 단지 말로만 사회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할 정도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으며 권력과 억압, 전체주의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성마른 혁명가가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아낄 줄 아는 따뜻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고, 이런 조지 오웰의 삶과 점차 전쟁으로 향해가는 사회의 모습을 리베카 솔닛은 대단히 탁월하게 그려낸다. 특히 장미로부터 시작해 '빵과 장미'로 표상되는 여권운동, 기후위기, 식민지의 노예 착취, 더 나아가 현대 콜롬비아의 장미 공장의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거미줄처럼 퍼져가는 저자의 글쓰기는 우리 사회가 가진 부조리와 폭력을 냉철하게 보여준다.
이 글을 읽고 느낀 점은, 아마도 조지 오웰이 하늘에서 이 글을 본다면 기뻐하지 않을까 하는 것. 예술가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을 소재로 이 정도의 글을 쓴다면. 예술가로서는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