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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세상
  • 모호한 상실
  • 폴린 보스
  • 14,400원 (10%800)
  • 2023-08-30
  • : 620

개인적으로 가족이나 친구를 갑작스럽게 상실했을 때, 그 상실이 남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체험한 적이 있다. 남은 사람은 바로 내 친동생으로, 내 이모의 딸 즉 내 이종사촌이 내 아랫동생과 동갑이면서 심지어 국민학교 5학년 때는 같은 반이기도 했던(그 때가 동학년이 17학급이었는데도 둘이 같은 반이 되었다!!!) 그야말로 영혼의 친구 사이었는데, 중2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던 이종사촌동생이, 내 동생이 고3이라 국제편지를 못 보냈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대학교 입학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동생은 이 후 거식증을 앓았다. 만약 지금 시대였다면, 일단 인터넷으로 서로 연락했을 수 있었을 거고(그래서 그런 슬픈 일이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아니 만약 그런 일이 또 생긴다면, 동생에게 심리치료를 받게 했을 것이다. 1997년 당시에 우리 가족은 이런 상실의 고통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 상실의 고통이 치료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몰랐다.

이것은 우리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제주 4.3도, 한국전쟁도, 베트남 파병도, 광주민주화항쟁도, 그리고 뒤이은 각종 사회적 참사도, 우리는 상실을 겪었고, 그럼에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 아마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는 세월호 사건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시작된 것 같다.

이 책 '모호한 상실'은 이렇듯 친밀한 관계인 사람을 갑작스럽게 상실한 것에 대해, 상실이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주고 그렇기에 그 가족은 가족치료를 받아야 함을 말한다. 특히 죽음에 대해 의례를 하지 않아 상실에 대한 애도를 하지 못했을 때, 친밀한 사람을 상실한 가족들은 '모호한 상실'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것은 그들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저자는 남은 가족들이 모호한 상황에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그들을 북돋아주고 건강한 변화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특히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모호한 상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모호한 상실'은 대단히 고통스럽다. 이 고통으로 인해 우리는 삶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책이 우리를 그러한 고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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