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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세상
  • 결투
  •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 15,930원 (10%880)
  • 2023-11-11
  • : 110

조지프 콘래드의 '결투'는 그나마 낭만적인 성격이 있는 반면, 체호프의 '결투'는 철저하게 시니컬한 비판의식이 깔려 있다.

체호프의 비판 대상은 사회개조를 한다고 나대는 러시아 지식인 청년들. 지식인들의 허위의식에 대해 비판하는 글들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 소설의 '라옙스키'만큼 역겨운 철면피는 또 처음이다.

글의 시작은 라옙스키가 자신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한 유부녀를 떨쳐내기 위한 계락을 꾸미면서 시작된다. 유부녀인 여성의 처지를 망쳐가면서까지 시골로 데려오고는, 그녀에게 자신의 빚까지 떠넘기면서 그녀를 버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조차 가지지 않으려하는 찌질함과 철면피, 그리고 자신은 항상 옳다는 이상한 확신을 가진 라옙스키라는 캐릭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체호프가 지식인에 대한 반감을 가지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는 캐릭터다. 체호프답게 인간의 성격에 대한 깊은 통찰이 보이고,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담고 있지만, 허위의식에서만큼은 용서하지 않는 단호함도 보이고 있다.

결국 체호프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용성 만으로는 따질 수 없는 존재임을 보인다. 특히 지식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겠금하는 지식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연민과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짧지만 깊은 내용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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