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슐러 K.르 귄을 판타지 소설로 먼저 알았다. 내가 대학 재학 당시에 판타지 소설에 빠져 있었고, 르 귄의 '어스시 마법사 시리즈'는 판타지 3대 소설 중 하나였다. 다행히 대학 도서관에는 3대 판타지 소설들(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연대기)가 다 소장되어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 르 귄은 판타지 소설도 훌륭하지만 SF작품들도 만만치 않다. 사실 두 분야를 다 읽어본 바, 나로서는 SF쪽에 더 뛰어난 작품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듯 훌륭한 소설가인 그녀는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했고, 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이 작법서를 썼다.
일단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작법서는 글쓰기의 내용적 측면보다는 테크닉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어법의 중요성이라던가 왜 글을 아름답게 쓰는 것이 중요한가, 그러면 어떻게 하면 글을 아름답게 쓸 수 있는가 등을 이야기한다.
즉 르 귄의 이 작법서는 이미 작품의 내용에 대한 고민을 끝낸 단계에서 작품을 어떻게 하면 보다 훌륭하게 완성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물론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가르침이 많다. 단, 작가가 미국인이니 당연히 영문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즉, 한국말에 적용을 곧바로 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유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