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몇 달의 시간은 흐릿한 불빛에 잠겨 있다. 끊임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내가 보인다. 이 시기를 생각할 때면 매번, ‘출항‘이나 ‘선악의 저편‘ 혹은 ‘밤의 끝으로의 여행‘ 같은 문학 작품의 제목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제목들은 매번 내가 그 당시 체험했던 느낌,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하게 아름다운 무언가에 부합하는 듯했다.- P18
그저 그 사건에 대해 쓰고 싶다는 욕망을 확인하고 싶었다. ••• 그 생각에 빠져들면 끔찍했다. 한편으로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