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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 16,200원 (10%900)
  • 2026-01-22
  • : 57,965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포스팅이에요


#장편소설 #줄리언반스 #사유소설 #떠난것은돌아오지않는다





내게 쉽지만은 않게 여겨져

'다시는 안 봐!'

하다가도

무슨 끌어당김이 있어선지

다시 찾게 되는 책.

줄리언 반스의 책이다.


여든이 된 그의 마지막이 될 책,

두 남녀의 두 번째 사랑

'그의 소설은 늙지도 않는다'는

김연수 작가님 소개에

덜컥 넘어가

다시 손에 잡고 읽고야 말았다.


두 남녀의 두 번째 사랑을 생각하면

당시(옛날)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시 만나 이루어질 사랑,

'역시! 넌 나의 운명이었어!'

할만한 사랑이 생각난다.

대표적인 예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 나오는

희자(김혜자 배우님)와 성재(주현 배우님)의 투 샷을

떠올리게 된다.


'내 이야기, 절대 네 소설에 쓰지 마라! 응?'

두 번째 사랑의 주인공인 친구들은

화자(소설 속 자아)에게서

기어코 알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나는 아무도 내게 한 적이 없는 질문,

그리고 나 자신도 한 적이 없는 질문의 답인 것 같아."

p.174

하지만, 작가(소설 속 자아)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쏟아내고 있다.


---------


이 책은 '기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예 기억이 안 나거나

중구난방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기억들,

내 의도와 불호는 싹 다 무시한 채

튀어나오는 기억들에

우리는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떤 추억과 경험에서

우리는 또 다른 기억을 캐내기도 한다.

그러한 기억이 우리를 만들고,

우리의 삶을 만들고,

우리의 행복 혹은 불행에 영향을 준다.

트라우마로 인생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즉, 그 모든 것이 곧 내가 된다.


'나'는

이런 기억과 혹은 기록을 토대로

쓰는 작가가 됐고,

세상에 내놓지 않기로 했다가

이렇게 책으로 꺼내게 된 이야기를 할 거다.

주인공은 스티브와 진.

그들의

첫 번째 사랑,

그리고

두 번째 사랑.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이어준 내 이야기다.

그들의 사랑은

운명처럼 다시 이어진 듯했으나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진 못했다.


세상의 많은 두 번째 사랑이

성공적인 결말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이 사랑은 안타깝게도 이어지지 못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 아픔은

오래도록 꿈꿔오고

간절히 바랐던 만큼

비교적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그 최후도

아픔과 같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기억이, 기록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진 못한다.

다만, 그래도 소설가인 나는

사랑에 대해 인생에 대해

누구보다 통찰 있고, 깊이 있게 바라본다 생각했다.

그 둘을 두 번째 사랑만큼은

이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의 조언이

그들의 사랑을 완전하게 해주리라 여겼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렇다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인생이 되었고,

그것이 내가 되었고,

그것이 나를 만들어가 주었으므로

내가 보는 것을, 내가 경험하는 것을

우리는 그저 디디며 살아갈 뿐이다.

우리의 오솔길을 따라 멀리 간다 해도.

그것이 전부 진실이 아닐지라도..


"무슨 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질문으로 골치를 썩이나?

골치를 썩이든 말든 몸과 뇌의 쇠퇴는 계속될 것이고,

적절한(또는 부적절한) 순간에 답이

주어질(아니면 주어지지 않을) 텐데.

이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사물을 관찰하고 싶다.

내가 나의 관찰이 옳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인정하게 되는 시점까지,

나 자신의 자아에 작별을 고해야 하는 시점까지.

그건 한순간일 수도 있다.

아니, 한순간일 것이다.

안 그런가?

혹시 당신의 떠남을 한동안 음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시간은 빠르게 지워질 것이다."

p.229


*감상평*


1. 이게 소설일까 에세이일까?

분명 장편소설이라고 되어 있는데,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반스' 작가님 이야기일까?

싶게 현실적으로 실감 났다.

죽음, 질병, 낙상, 기억 등

딱! 반스 작가님 연배에만 다룰 수 있는 주제일 거라

소설과 에세이 구분이 잘 안될 정도였다.


2. 중간중간 반스 작가님의 위트 있는 문장들에

큭큭 웃음이 났다.

최근 책 <할매>를 출간하시고 북 콘서트에서 뵌

황석영 작가님이 떠올랐다.

비슷한 연배여서 그런지

노년의 생활을 위트 있게 전달하시는 데서

여유와 담담함이

반스 작가님 책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3. 내가 본 책들의 결말 중 최고였다.

반스 작가님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못을 박은 책이라 각오하기도 했지만,

그가 이야기한 것처럼

단둘이 앉은 야외 카페 한 장면을

떠올리니 여운과 감동

그리고 애틋한 슬픔 같은 것이 느껴진다.

(더 이상 이야기 안 할래요. ㅠㅠ 읽어봐야 압니다.)


4. 반스 소설은 구구절절 상세하지 않다.

소설 속 배경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깊고 아릿하지만 투박한 듯한데

읽으면서는 그 글들이 내 속을

휙휙 젓는 듯한 데서 매력을 느낀다.

제법 세련된 영국 같다는 생각이 든다.


5. 조용히 오래도록 읽고 싶은 책이다.

마음에 남는 구절도 많았고,

읽고 또 읽으며 곱씹으며 읽었다.

마지막이라고 하셨지만,

'짠! 사실 이번이 진짜로 마지막이야!'

하고 다시 나타나줬으면 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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