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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는 방과 후 활동으로 마이크로봇을 제작하며 그곳에 있던 동갑내기 넷과 친구가 되었고, 그 아이들 집에 놀러 갔을 때, 인생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과 비슷하게 살지 않으며 때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많이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재의 집에도 가자는 아이들의 제안에 연재는 하루 정도 고민한 후 기꺼이 아이들을 초대했지만, 그 아이들은 연재의 집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옛것은 빨리빨리 모습을 감춰야 된다는 듯이, 아직까지 탈바꿈하지 못한 연재의 삶을 희한하고 불편한 것으로 치부했다. 정작 살아가는 연재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음에도. 아이들은 착해서 대놓고 집에 대한 품평은 하지 않았지만 그 후로 연재의 집에 가자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어렴풋이 느꼈다. 어떤 것들은 숨길 수 있는 한 숨기는 것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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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 지수가 로봇에 관심이 있었다면 아까 연재가 작성한 부품 목록을 보고 전혀 알아보지 못하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카본과 알루미늄을 섞어 휴머노이드의 중량을 늘리는 이유를 물어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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