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한편의 일본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어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나 많이 본 부작용인듯하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설프고 늘 헛다리만 짚는 가와사키와 진짜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히구라시.
그리고 그들과 늘 함께하는 소녀. 나미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세 사람이 주인공이다.
봄여름 가을 겨울을 배경으로 한 시즌마다 하나의 사건이 나온다.
중고 상점답게 물건과 엮긴 사연들이 많다.
작가가 이 부분을 참 잘 건든 것 같다. 물건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일상의 물건일 뿐인데... 그 안에 자기만의 사연들이 있다.
사건에 있어서 가와사키는 늘 호기심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한 가지를 놓치고 만다. 상상력이 풍부한 그는 일본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조연 캐릭터다.
여기서 진짜 주인공인 히구라시.
그는 늘 가와사키 뒤에서 그를 빛나게 해 주는 조연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진짜 사건을 해결하는 해결사다.
그리고 그는 늘 그 공을 가와사키에게 돌리거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전형적인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것 같다.
조만간 이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로 나올 것 같다.
어설프고 어딘가 조화롭지 않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이야기.
억지 같은 탐정 이야기로 끝날 수 있지만 일본 특유의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다.
큰 바람이 불지도 않고, 작은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같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그 안에서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일본 드라마나 잔잔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매력에 빠질 것 같다.
하지만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허구성도 많고,
사건 해결에 있어서 말도 안 되는 전개를 펼치는 것 같아
억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의 출퇴근 시간을 호기심을 가지고 기다리게 만들었던 책.
작가의 다음 글도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