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년 전, 한동안 SF에 빠져있을 때 이 책을 알게되었다. 그때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코니 윌리스의 단편선이 있었는데 작가 후기란에 코니 윌리스가 해당 단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을 읽고 영감을 받아서 쓴 책이라고 했고, 그래서 나는 그 때부터 이 내용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학창시절에, 그러니까 중고등학생 때 꽤 열심히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이 생각나진 않는다. 추리소설을 안읽은지도 꽤 되었고, 요즘 글을 읽는 데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머리도 환기할 겸 빌려보았는데 나쁘지 않았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요즘 읽던 소설들과 다르게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고, 한 사건에 몇 개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부분이 특히 인상깊었다. 사실 책의 초반부부터 범인은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뻔한 범인을 밝혀내는데 이렇게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기에 후반부의 반전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중간에 월스트리트라던가, 귀족 출신의 공산주의자, 재산 하나 없이 가문의 이름만 남은 귀족 들을 보면서 그때 사회의 혼란스러운 단면이 일부 엿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중간에 청혼 장면은 왜 넣었는지 좀 의문이긴 하다. 독자 입장에선 너무 뜬금없는 전개라... 해당 등장인물들에 대한 서사가 좀 부족해 후반부 일부분에서 당황스러웠던 점만 빼면 꽤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기회되면 영화도 봐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