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한 축구 선수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실제로 에비 웜백은 매우 위대한 축구 선수이며, 굉장한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녀는 남녀 통틀어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였고, 주장으로서 몇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월드컵에서 우승하였습니다. 늘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라는 제목에서 '늑대'라는 단어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왜 하필 늑대였을까? 늑대의 힘과 무리의 사랑이 뭘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진실을 알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늑대 무리에 들어온 것에 대한 환영 인사로 시작하고, 여덟 가지의 새로운 규칙을 배우고, 마지막에 가서는 게임을 바꿀 시간이 왔음을 알리는 말로 끝납니다. 구성 자체가 매우 간결하면서 짜임새가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서문에서 필자는 왜 자신과 우리가 늑대 무리인지 밝힙니다. 1995년 옐로 스톤 국립공원에 우연히 늑대가 돌아왔고, 그로 인해 동식물의 생태계가 복원되었습니다. 정말 마법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체계의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던 늑대들이 존재만으로 생태계를 구원하듯 체계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던 여성들이 우리 사회를 살리고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피파는 여성 축구를 폄하하고 무시했고 끊임없이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싸우고 노력했으며, 그래서 바꾸고 이뤄냈습니다. 당신은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늑대 무리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고 강한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빨간 모자가 받는 엄격한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길을 벗어나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말아라.
고개를 숙이고 망토 속으로 숨어라."
빨간 모자는 처음에는 규칙을 잘 지키다가 호기심이 생겨 길을 벗어납니다. 그리고는 나쁜 늑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 이야기가 소녀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규칙을 따르라.
호기심을 갖지 마라.
너무 많이 말하지 마라.
더 기대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
필자는 이 이야기가 틀렸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현실에서 길을 벗어나기로 결심했을 때마다 항상 좋은 일이 있어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어린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애비,
너는 한 번도 빨간 모자였던 적이 없어.
너는 언제나 늑대였단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무심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나의 무지함이 어린 동생들과, 제자들과, 딸들에게 규칙을 만들고 그들을 억압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라고, 자신 또한 그렇게 길러졌다는 사실에 화가 났습니다.
반면에, 빨간 모자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애초에 이들을 위한 길은 없었기 때문에 늘 벽돌 하나씩 쌓으며 자신들의 길을 만들어갑니다. 다음에 올 늑대 세대를 위해 자신들의 삶과 경력을 걸고 필요한 것을 직접 창조해내며 그렇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분노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변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자신에게 계속 준비가 되었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움직일 준비, 변할 준비, 늑대 무리 속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호흡할 준비 말입니다.
"그저 감사하기만 하는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왜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한 걸까요? 차별이라는 걸 당하면서도 이거라도 감사해야 한다고 믿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늘 제가 '리더'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나와는 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애비는 우리 모두는 살아있는 한 '리더'라고 말합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정말 그렇습니다. 내 가정에서, 내 일에서, 내 삶에서, 내 글에서 저는 '리더'일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벤치에서 리더가 되지 못한다면 필드에서도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도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양보와 겸손이 미덕인 줄 알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자신있는 게 있어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애비는 큰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내가 가진 힘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당장 일어나서 말하고 싶습니다. 빌어먹을. 공 내놔.
여덟 가지 규칙들 모두 하나하나 깊이 새기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나머지 규칙들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에 애비 웜백은 자신을 잊어달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잊힌 날이 우리가 승리하는 날일 거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 날은 언제 올까요? 저는 그 날이 멀지 않았다고 굳게 믿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담입니다. 저는 이 책을 다 읽기 무섭게 동생의 기숙사로 부쳤습니다. 그리고 서점에서 몇 권을 더 사서 제자들에게 나눠줄 생각입니다. 그 동안에 많은 리더십 관련 책들을 읽었지만 이만큼 저에게 크게 다가온 책은 없었습니다. 애비 웜백의 이야기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게 있습니다. 간결한 문체와 쉽게 읽히도록 쓰여졌다는 사실 말고도 이 책에는 "애비 웜백"이라는 빛나는 사람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의 삶이 그랬듯이 그를
닮은 이 책의 진심은 누구에게나 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을 때, 한참을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다산북스 관계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은 책에서 인용된 한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여성은 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