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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in님의 서재
  • 피어클리벤의 금화 1
  • 신서로
  • 13,500원 (10%750)
  • 2019-09-05
  • : 39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 너무 유명하고 많이 인용된 문장이지만 1권을 아무리 뒤져봐도 이만한 문장을 찾을 수가 없다.


"너를 먹겠다."


용의 한끼 식사로 서리(혹은 납치) 당해 온 울리케에게는 말 그대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선언이었으므로.

조금은 가난하고 그래서 조개를 캐야했고, 평민들과 허울없이 지냈으며 책을 가까이하는 성정을 지녔던 울리케는 용에게 한 끼 식사로 낙점 당한 상태로 실질적으로나 은유적으로나 불꽃 튀는 교섭을 행해야 했다.

이영도를 좋아해 전권을 모으고도 양장본으로 다시 모으는 팬에게 황금가지에서 나온 정통 판타지는 달갑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꽤 오래 전부터 브릿G를 드나들며 관심 작품으로 찜콩 해놓은 글이 종이책으로 나온다는데야!

말, 대화의 힘으로 용의 식사꺼리에서 용의 교섭 상대로 고블린의 인질에서 고블린의 대사로 승격하고 있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빈약하지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절로 생각난다.

모든 것은 '교섭' 할 수 있고, 말의 숨겨진 의미를 곱씹어 생각하다보면 그 말맛에 저절로 빠져들어가 "교섭은 끝났다."라는 말에 책을 한 번 쯤 움켜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 가을에 찍어두었던 포카 사진)

피클이 좋은 이유는

첫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다양한 종족이 나오면서도 그들 중에서 한 명이라도(그렇다 단 한 명이라도) 교섭의 의지를 가진 인물이 있다는 것.(아우케트라던가)

둘째, 있을 법 한 생물을 등장시키면서도 사실은 있지 않다는 것.(늘대구라던가)

셋째, 단어와 문장이 겹치지 않고 풍성하다는 것.

셋째는 정말 할 말이 많다. 풍성한 단어와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성격을 짐작하게 해주고, 말을 곱씹을 여지를 준다. 상하 존대에 관한 대목이라던지, 몰랐던 단어를 통해 독서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던지, 시간에 대한 개념을 다르게 설정하고자 썼던 수 많은 수사법들 같은 것들.

+ 나는 등장하는 인물(용포함) 전부를 합친 것보다 디드리크와 사우트가 좋으니 앞으로 많이 등장했으면, 활약은 하되 위험하지 않았으면 하고 항상 바라고 있다. 사우트 넘나 좋아..

영도님 소설을 읽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에 대해 생각하게 됐던 것처럼 아우케트가 무력을 동원한 평화에 대해 얘기 했을 때도 띵, 한 기분이었다. 그런 반전이야 말로 진정한 반전이 아닐지.

앞으로 차분히 연재분을 따라 갈 예정이다.

부디 작가님이 지치지 않고 시장의 논리와 무력과 금화에 대해 생각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교섭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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