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요> 문도연, 이야기꽃(2022)
코로나가 계속 되면서 운동도 게을리하고
걷는 것이 정말 필요할 때
이 그림책 <걸어요>를 만났다.
크지 않는 판형
눈이 편안해지는 초록색 표지
그리고
걸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한 사람
책장을 넘기니
글이 많지는 않다.
뚜벅뚜벅
타박타박
그녀가 걷는 길이 편안해 보인다.
마치 시처럼 다가오는 글귀들,
글이 없으니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된다.
글이 없지만 그림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왈’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동반자를 만나고,
너른 들판의 하늘이 보이는 길을 걷고,
하늘이 안 보이는 무성한 숲길을 걷고
징검다리 있는 물길도 지나고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지나가는 사람들과 가벼운 손 인사도 나누며 걷는다.
정말 이 길이 인생의 길이라면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어디를 걷고 있는 걸까.
잠시 생각하게 한다.
책 소개에서 ‘묵묵한 여행’은 ‘묵묵한 삶’의 은유일 법하다고 이야기한다.
굳이 그렇게 붙이지 않아도
그냥 그림책이 주는 편안한 느낌이
마음을 다독여준다.
이 힘든 인생길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답이라고.
오늘도
내일도
나는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라고.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