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스키 탈 수 있니?>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글, 폴리 던바 그림, 김지혜 옮김, 북극곰
들리지 않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몸의 어딘가가 불편하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너 스키 탈 수 있니>를 처음 접할 때는
꼬마 곰의 새로운 도전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 표지를 자세히 보고 알게 되었죠
예쁜 꼬마 곰의 귀에 보청기가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람들이 왜 자꾸 꼬마 곰에게
“너 스키 탈 수 있니?”라고 묻는지도 알게 되지요.
<너 스키 탈 수 있니> 그림책은
장애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특별히 호들갑스럽게 다루지 않아요.
그저 청력검사를 하고 보청기를 끼고
새로운 세상에 잘 적응해 가는 모습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눈이 조금 불편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보청기를 끼는 것이지요.
안경은 이상하지 않은데
왜 보청기는 이상하게 생각할까요?
꼬마 곰은 이미 아빠의 목소리가 아닌
발자국의 울림으로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네. 스키 탈 수 있어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사랑스럽기 그지 없어 보여요.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을
우리 어른이 알아야 할 거 같아요.
지금 제가 만나는 친구는 시력도 청력도 점점 잃어가고 있어요.
그래도 저와 소통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우리는 말과 글로 소통하거든요.
그림책을 읽는 동안
제가 만나는 조금은 부족한 친구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듣는 것을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보거나 느끼는 것을 더 ‘잘’하는 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림책의 그림도 사랑스럽고
꼬마 곰의 행동도 사랑스러운
예쁜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