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코 두 코> 이황희 글, 그림. 계수나무(2022)
아주 어릴 때 나의 옷은 엄마가 떠주신 옷들이 대부분이었다.
여름엔 얇은 실로
겨울엔 두꺼운 코바늘로 많은 옷을 짜주셨던 게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늘 뜨개질거리와 함께였다.
TV를 보시면서도
동네 아주머니와 마실가서도.
그래서인지
<한 코 두 코> 그림책을 보았을 때
그림움에 울컥한 것 같다.
아이는 할머니의 뜨개질 모습을 추억했지만
나는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가 떠주신 옷을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붙잡고 늘 물어보곤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너무도 즐거워하시고 행복해 하셨던 것 같다.
그림책 <한 코 두코>는
등장인물도 따스했지만
그림 색깔톤도 참 따스해 보였다.
겨울 스웨터는 겨울에 어울리지만
색감은 따스한 봄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화사하고 예뻤다.
뜨개질하시는 할머니의 모습도
익숙한 듯 정감이 갔다.
‘한 코 두 코
할머니는 세 살 모든 걸
다 뜰 것 같아.’
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나도 엄마가 그런 사람으로 생각되었으니까
일곱 밤 지나고 맨발로 만난
할머니는 여기에 계셔도
여기가 아닌 곳에 계셔도
아마 주인공에겐
인형들과 벙어리 장갑과 담요와 같이
따스한 추억으로 남아
오래오래 기억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나에게도 엄마가 만들어 주신 옷은
조카들에게도 주고 남은 게 업지만
그래도
대학교 때 즐겨입던 가디건을 아직도
옷장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다.
너무 다른 몸 때문에 입을 수는 없지만
촘촘히 짜여진 바람 한 점 안 통할 거 같은
분홍색 가디건은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멋진 물건이다.
잠시나마
엄마를 추억하는 좋은 시간
<한 코 두 코>와 함께 했다.

한 코 두 코... 할머니는 세상 모든 걸 다 뜰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