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유물론자의 다정한 제안
KaTRNa 2025/01/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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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월하는 뇌
- 앨런 라이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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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 - 2025-01-10
: 4,425
앨런 라이트먼의 영적 유물론 소개서, <초월하는 뇌>이다.
문과인들에게 미리 고하자면, 이 책은 과학자가 유물론으로 이야기하는 철학서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처음에는 유물론적 서술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과학적 이성과 영적 경험 간의 조화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관대함에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파이돈>을 중심으로 저자는 죽음이 존재의 종말은 아니라는 희망을 전한다.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죽음을 목도할 제자들에게 원자로 돌아갈 영혼의 불멸성을 논증하여 그들의 슬픔을 달래주려 했던 것처럼, 멘델스존 역시 그의 <파이돈>을 통해 그의 자녀들의 이른 죽음이 소멸이 아닌 불멸이라는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32p) 최근 한강 작가로부터 시작된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는 메시지도 큰 틀에서는 죽은 자들의 원자가 오늘날 산 자들로 전해지는 그 연결성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영적 유물론과 맥을 같이한다.
또한 저자는 영적 경험과 과학적 진리를 단절시키는 과학적 시도를 사회적 분열에 버금가는 행위라고 이야기한다.(222p) 저자는 인간은 진리에 대한 지식을 끊임없이 열망하지만, 죽기 전까지 궁극적인 지혜에 절대로 도달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 존재임을 이야기한다.(58p) 진리에 대한 열망은 완전성과 완벽성을 향한 인간의 본성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진리는 닿을 수 없는 이상과도 같다는 것이다. 유물론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의 영역과도 같은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그렇게 신의 변덕스러움에서 인류를 해방시키고자 한 시도였지만 결국 유물론과 신적 경험은 완벽하게 분리될 수 없다.(75p) 그렇게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유물론적 우주에서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신과 과학의 전쟁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영적 경험과 과학 사이의 균형을 제안하는 앨런 라이트먼의 영적 유물론은 어느 것이든 하나를 분명하게 선택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나와 세계의 관계를 되새기며 이성적 위로를 안겨준다.
* 이 글은 다산북스 <정의수업>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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