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 '지로'는 내가 만난
나를 정말 마음 아프게 하고 지치게 만들었던 아이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말로 타일러도 말썽만 피우던 bb,
천진한 눈빛과 말투로 자신의 거짓을 숨기려했던 DD,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야속하게만 생각했고
속은 내 자신이 바보같아 두 번 속지 않으려
다른 아이들마져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불편했다.
생김새는 형편없지만 남에게 지기 싫어했던 지로는
생모가 젖이 나오지 않아 유모에게 맡겨진다.
생김새때문에 지로를 탐탁지 않게 여긴 유모 오하마는
지로에게 젖을 물리면서 지로를 사랑하게 되고
이 사랑은 지로에겐 삶의 이유와 같은 것이 된다.
하지만 생모의 이기심으로 유모와 강제로 헤어지고
본가로 오게 된 지로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가족들 모두에게 말썽쟁이가 되고 만다.
'세상에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결코 없다.
아무리 못된 사람이라도 그를 착하다고 믿어주는 순간
그는 정말로 착한 사람이 된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는 정말 내 제자들을 믿음을 가지고 대했는가?는 질문을 내게 던지며
이 책은 내가 만난 아이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울지마 지로'는 작가가 52세대부터 쓰기 시작해 70세까지 쓴 역작으로
작가 자신의 출생부터 청년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지로이야기 1,2,3 중
출생부터 어린시절의 이야기만을 다룬 지로이야기 1을
상, 하 두권으로 내용을 늘려 더 풍부한 이야기거리로 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만들었다.
다섯살 지로의 입장에서 지로의 내밀한 심리와
당돌한 지로의 행동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게 만들어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한다.
어른인 나는 지로를 통해 어린시절의 나를 추억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악당이라 부리는 세상의 고약한 어린이들이 실은 정말로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
그들이 부리는 고약한 심술은 실은 어른들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고 싶어서였다는 걸 알게 해 준다.
자기를 어떻게 사랑할 줄 모르는 청소년에게
세상에서 자기를 사랑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믿는 청소년에게
그리고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또한 아이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원하는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