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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둥이님의 서재
  • 울다가도 배는 고프고
  • 라비니야
  • 16,200원 (10%900)
  • 2025-03-31
  • : 73

<울다가도 배는 고프고>는 요리와 관련된 글과 요리방법이 함께 들어 있는 에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챕터를 나눠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요리하는 방법도 간단히 정리되어 있어, 재료만 있다면 책을 내려놓고 당장 요리할 수 있다.


제목부터 너무 맞는 말이다.

배꼽시계는 아주 정확하게, 감정과 상황에 상관없이 배고픔을 알리기 때문이다.

울다가 배고파 본 적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너무 속상한대 배가 고파서 스스로에게 화를 내본 적도 있다.

그런 의미로 '나인가?' 하는 극공감으로 내용을 열어보았다.

사실, 꽤 진지하고 묵직한 내용들만 나올까봐 걱정을 했다.

걱정과 달리, 책은 음식과 연결된 다양한 일상 이야기들로 잔잔하고 흥미롭다. 

읽다가 독립하며 살았던 나의 오랜 과거도 상상도 해보았다.

그때의 나보다 더욱 야무지고, 잘 챙겨먹는 작가가 멋지게 보였다.



"요즘 나는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날에 채소를 손질하며 상념을 정돈하고, 활기찬 한 날에는 그때에 어울리는 명랑한 한 끼를 고심하며 콧노래를 부른다. 속이 헛헛하거나, 기름진 메뉴를 먹고 자책하는 날이 여러 번 이어진다면, 약간의 정성을 쏟은 한 그릇 요리로 기분 좋게 식사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책에 실려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마음이 헛헛한 당신에게도 갓 지은 밥과 같은 위로로 남았으면 좋겠다." (프롤로그 중)



단숨에 완독하고 목차로 돌아가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다시 읽어보았다.

그래도 아쉬움에 음식관련 에세이를 기웃거리기까지 했다.

한동안 음식 관련 에세이만 읽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넉넉히 비축해둔 것 마냥 마음이 든든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식사를 버릇처럼 신경 쓰고 묻는 것만큼 사랑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식은 없다.- P41
음식을 통해 얻는 행복의 수치와 빈도가 남들보다 더 묵직한 나에게 오늘의 한 끼란 허투루 흘려보낼 대충의 시간이 될 수 없다. 그럴 땐 숙성된 당근 라페를 빵 사이에 끼워 넣고 접시 위에 무심히 담는다. 어김없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마음의 기운을 북돋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P129
겨울에 맛보는 무는 쾌락을 동반한다는 면에서 겨울 수박이 아닐까. 달큼하면서도 아삭하고 개운하면서도 부족함 없으며 태를 부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맛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P200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레 화장하는 게 어려운 것처럼 쫄깃한 만두피를 만드는 과정도,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조화롭게 양념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P227
혀끝에서 맵돌다가 번지는 새큼하고도 서근서근한 사과와 계피의 톡 쏘는 어른스러움은 쌉싸래한 차 맛을 쇄도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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