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제목의 의미가 포르투갈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겨주는 행동이라는 뜻이라는데 풀어놓은 번역보다는 원어인 카프네라고 불러보는 것이 더 와닿는다.
12살 터울인 남동생 하루히코의 돌연사로 인해 한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가족들의 모습, 그 안에 부모님은 물론이고 뚜렷한 이유도 모른 채 이혼한 가오루코가 있다.
연일 임신 실패와 불임에 대한 불안한 감정들이 쌓인 상태로 가정을 이루던, 불분명한 사인을 뒤로한 채 하루하루를 술로 버텨가는 그녀 앞에 도착한 남동생의 유언장 내용 속엔 한때 결혼을 약속했던 전 연인 세쓰나에게 줄 유산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만난다.
냉정하고 차갑다는 인상 앞에 하루히코의 유언을 받아들일 수없다는 세쓰코 앞에 쓰러진 가오루코와 그녀를 위해 음식을 해주게 된 둘 사이의 관계는 이렇게 이어간다.

이후 가사 대행 회사인 카프네에 자원봉사를 할 기회가 생긴 가오루코는 세쓰코와 함께 움직이며 조금씩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과 그들을 필요로 하는 여러 가정의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사랑하는 이와의 연이 끊긴 이후의 감정들과 그로 인한 새로운 관계의 새 삶을 보인 흐름들이 따뜻하다.
음식이란 소재를 사용해 누군가에겐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이를 이용하거나 받아들인 이들의 삶의 변화, 이들을 돕고자 하는 과정에서 가오루코가 점차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고 이겨나가는 과정이 동생의 죽음 뒤에 가려진 반전이 섞이면서 이 작품 전체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생각 없는 삶, 타인을 배려하다 못해 정작 자신의 감정 돌봄은 보살피지 못한 이의 죽음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생각을 통해 저자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뿐만이 아니라 연대의식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의 삶을 조명한다.
가까운 가족이라도 타인이란 시선에서 바라볼 때 얼마큼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스스로 감정에서 오는 피폐함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사실은 이를 중심으로 펼쳐진 관계에 대한 생각과 이를 새롭게 이어진 인연으로 확장해 그들의 따뜻한 삶을 다시 이끌어갈 희망을 그린 내용이 좋았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고 배부름에서 오는 기분 좋은 감정은 날카로운 기분마저 상쇄시킨다.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여의치 못한 가정에 갇힌 이들에게 한 끼라도 그들이 먹고 싶은 음식과 깨끗한 집안 청소는 그들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카프네의 정신도 좋았고 뭣보다 두 여인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면서 새로운 공동연대로 나아가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는 사실에 사회적인 이러한 정책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작품이다.
작품 속에 보인 음식들이 눈으로 읽고 냄새를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 좋았던 소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