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미국에서 베트남전이 주는 의미를 각 매체에서 다루는 영상이나 정보들을 접할 때면 전쟁이란 상황이 어떻게 인간들 삶에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전 작에서도 그렇지만 저자는 확실히 여성 서사에 대한 내용을 때론 상상과 사실적인 부분을 잘 버무려 맛난 느낌으로 독자들을 이끄는데 탁월한 면이 보인 작가란 생각이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느낀다.
캘리포니아 코로나도 섬에서 부유한 집안의 딸인 프랭키는 오빠 핀치가 베트남전에 참여하기 전 열린 파티에서 오빠 친구인 라이로부터 여자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보는데 전통적인 가톨릭 학교와 대학을 나온 그녀에겐 두근거림을 느끼게 한다.
이어 오빠가 시신 수습도 못 한 채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은 부모를 뒤로 하고 국가에 헌신하기 위해 스스로 육군 간호 소위로 자원입대, 베트남 현지에서 날것 그대로의 인간들의 참상과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경험한다.
숨 막힐 듯 하루에도 총성과 로켓포가 터지는 가운데 가장 위험한 지대에서 간호사로 묵묵히 견디는 그 과정 속에 에셀과 바브라는 동료를 얻게 되고 앞날도 어찌 될 수 없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춤추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을 수없는 날들을 보낸다.
이런 전쟁 와중에도 완고하고 견고한 전통관을 지닌 그녀 앞에 나타난 두 남자와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는 그녀가 진짜 사랑한다고 느낀 감정을 뒤로한 채 슬픔을 안고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온다.
책은 1. 2파트로 나뉘어 베트남 전에서의 끊임없이 수송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몰려오는 충격과 이후 고국에 내리자마자 영아살인자란(당시 남베트남 민가를 폭격) 말을 들으며 그 어디에도 환영받지 못한 채 도망치 듯 집에 들어서는 장면을 시작으로 그녀의 삶을 완전히 분해, 해체하는 과정을 보인다.
하루에도 수십 명이 신체가 훼손된 채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그 현장과 파티를 즐기는 현실에서의 간극은 그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부모마저 그녀의 참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자신들 위치에만 몸을 사린 소극적인 자세를 보임으로써 그녀를 더욱 충격으로 몰아간다.
어디 베트남 전쟁뿐일까?
전쟁에서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로 있거나 상이군인으로 고국에 돌아온 이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모습은 이제 영상이나 기타 정보매체에서 들려주는 바, 작품 속에서는 특히 여성 간호사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없었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여기에 미국 내에 베트남 참전 반대운동,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운동, 히피들의 등장, 흑인차별에 대한 항거를 통해 미국 사회 전체적인 모습들을 보이면서 프랭키가 분노와 갑갑한 현실에서 마주친 벽에 대한 우울함을 드러낸다.
누구는 치료로 인한 약 복용으로 인해 약물중독과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과정이 프랭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 사례들은 사회에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어떤 대우를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문제들은 저자가 미국사에서 아픈 상처를 드러냄과 동시에 프랭키라는 여인의 성장서사가 함께 맞물리면서 거대한 역사의 흐름들을 들려주는 내용이라 묵직함을 선사한다.

그녀가 진정 사랑했다고 믿었던 이의 기만과 그녀의 집착으로 이어진 사랑의 실패, 베트남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던 그 시절의 프랭키가 현 고국에서 받은 소외된 여성 참전용사의 한 모델로서 그린 인생 여정은 사실적인 심리와 묘사로 한층 극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적으로나 당시 여성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기대했던 것에서 밖으로 나아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참여자의 모습으로 발전하는 프랭키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잊히고 있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그녀를 통해 대변한 듯하다.

특히 세 여인의 깊은 우정은 여성 연대로 이어지면서 여성들이 겪었던 전쟁 참상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끊임없이 세상에 알리려는 활동은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부모의 사랑, 화해, 그리고 용사들의 기념비 제막식에서 만난 그와의 해후는 깊은 감동을 남긴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청춘을 국가에 바친 이들,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국가로서 예우해야 할 가장 큰 의미란 사실을 다시 느껴본 작품이다.
-"집에 오신 걸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