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특별한 날들 하나씩은 있다.
그것이 기쁨이나 슬픔, 애도, 반항, 상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공통의 어떤 감정선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소설가 8인이 저마다의 색깔로 보여준 특별한 날에 대한 이야기들, 이름을 붙여가며 기억하는 것도 있지만 결말을 향해갈 때까지도 이유가 궁금해서 손을 놓을 수없었던 내용까지 고루 담겨 있다.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귀찮고 지루하며 시간이 빨리 흘러가길 생각하는 청춘의 삶,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유품정리사란 직업 자체가 필요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보급형 가사 도우미 로봇 올리의 개발은 인간의 편리한 생활 외에도 고립된 자들의 안전한 삶 이면에 죽음마저도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그린 점은 제목 자체도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이란 의미가 슬프게 다가온 작품이라 특별한 기억에 남는다.
그런가 하면 넉넉지 않은 형편에 발레 재능을 갖고 있던 주인공이 성공을 향해 질주를 하고 정상에 섰지만 결국 자신 스스로가 밟을 자리가 없었다는 사실을 드러낸 '월드 발레 데이'는 연속으로 이어진 종일을 드러낸다.

이밖에도 프리랜서인 주인공이 신당을 찾아가 임보 하던 강아지 순찌를 선주와 함께 기르면서 입양 신청서를 내지만 선정취소가 되고 그 이유가 선주가 마지막에 신청서 내용을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그래서 주인공에겐 그날이 특별한 날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느껴보게 된다.
남은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로 365일 중 3월 13일 하루만 기억나지 않는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의 만남을 갖게 되지만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기분만 갖고 헤어지는, 그날 또한 바쁘게 살아갔을 하루임은 틀림없는데 왜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 이 또한 특별한 하루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바다의 기분, 비트와 모모, (0302♡)... 모두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여겨지는 내용들이라 현실에서 고단함은 물론이고 그들 곁에서 슬픔이란 감정이 더 와닿았은 작품들이다.
각기 개성 있는 글을 통해 우리들에게 특별한 날에 대한 기억과 그 속에 담긴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려준 소설이라 좋아하는 작가분들이 있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