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2023년도 콩쿠르 수상작인 이 작품을 읽은 후 느낌은 뭐랄까, 한 편의 인생파노라마를 다큐처럼 본 듯하면서 뭉클한 감동과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세계유수의 수상작들을 살펴보면서 모처럼 이런 긴 세월을 관통하면서 살아간 두 남녀의 진실한 우정과 인간들의 이기적인 욕망과 탐욕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그려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태어날 적부터 왜소증(난쟁이)을 가진 미켈란젤로 비탈리아니, 일명 미모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석공과 소도시 피에트라달바의 유력 귀족가문인 오르시니 가문의 막내딸인 비올라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내용은 죽음을 마주한 미모가 자신의 일생을 회상하면서 흐른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엄마가 삼촌이라 불리는 알베르토에게 맡기면서 성장하는 미모, 타고난 석공의 자질과 함께 숲 속 묘지에서 우연한 만남으로 이어진 비올라와의 관계는 이후 두 사람 성장사와 함께 그려 보인다.
작품은 미모가 만든 피에트 석상을 교황청의 명으로 외진 사크라 성당에 보호명목으로 밀폐 안치된 사연에 대한 궁금증과 그런 사연을 지니게 된 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과거와 현대를 오고 가면서 그려진다.
명민함을 지진 비올라와 석공의 자질을 통해 자신만의 구상으로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미모, 이 두 사람은 비주류다.
신체적인 불리함에 대한 멸시와 천대, 여자란 이유로 자신이 꿈꾸던 비행을 접고 결혼과 가족들의 안위에 목적용으로 이용되는 삶, 여기에 이 둘만이 가진 끈끈한 유대와 우정은 인간이란 존재들이 지닌 각 목적 앞에서 쓰일 뿐이란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두 차례의 전쟁을 치르면서 주류에 뛰어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미모와 결혼이란 것을 통해 가문의 영향력과 부를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결정들이 자신의 솔직함이 아닌 겉도는 모습들은 유리장에 갇힌 새처럼 살아가는 비올라의 모습과 아무리 주류에 함께 있다 하더라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들을 가진 미모란 인물을 통해 같은 공통점을 지녔으면서도 독자적으로 그들만의 인생개척을 헤처 나가는 모습들이 교차하며 보인다.
미켈란젤로가 만든 베드로 성당에 안치된 피에타 조각상에 빗대어 미모의 본명 또한 미켈란젤로란 것도 서로 같은 길을 걸었으면서도 다른 피에타상을 조각했다는 설정에서는 실제 미모란 인물이 존재했다면 그가 만든 피에타 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만큼 저자의 작품 해석과 묘사 부분들이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배경 외에도 예술적 감각을 종교와 정치세력에서 어떻게 예술이 이용되는지, 이에 자신의 한계를 딛고자 뛰어든 미모의 모험 같은 진행들이 다각도로 펼쳐 보인 점이 인상 깊었다.

프랑스 출신이지만 이탈리아를 배경을 삼은 것은 아마도 피에타란 소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인생이야기가 이탈리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예술적,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인 모든 것이 통합되어 펼쳐 그릴 수 있었던 중요한 점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우정의 긴 세월 동안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던 두 사람, 마지막을 앞둔 미모가 만든 피에타 상에 대한 생각들은 누구나 볼 수 있었지만 보고 난 이후에 몰려오는 감정들의 혼란스러움 때문에 특별한 사연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일들은 그의 손길에 묻어나 탄생한 예술적 조각상을 통해 그들의 인생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털고 일어설 수 없는 부재들이 있지 "- p 613
자신의 모든 감각을 통해 느끼며 조각을 다듬을 수 있었던 미모-
한때 모든 것을 알았던 시절을 지나며 다시 끌을 집어든 그의 손길에 탄생한 피에타 석상은 오로지 그녀를 지키고자 했던 한 남자의 숭고함이 깃든 역작이란 생각이 들게 하며 마음속에 잔잔한 긴 여운이 남게 한 작품이다.